한국 | [취업과 창업] 8개월 만에 가맹점 600개 … ‘명랑 핫도그’ 거침없는 진격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5-16 01:00
관련링크
본문
‘명랑시대 쌀 핫도그(명랑 핫도그)’는 요즘 가장 핫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부산대 앞에 1호점을 낸 이후 이달까지 가맹점 수 600개를 돌파했다. 가맹 사업이 본격화된 올해 초 이후는 매월 100개 이상씩 증가했다. 단일 브랜드 프랜차이즈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경쟁력은 1000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이를 앞세워 역세권 유동 인구와 학교·학원가의 10~20대 고객을 끌어모았다. 올 초 서울 지역에 문을 연 가맹점주 A 씨는 “컵밥이나 편의점 분식보다 싸고, 주문을 받은 후에 튀겨 바삭하다는 점이 먹힌 것 같다”며 “쌀과 밀가루를 6대 4로 반죽해 느끼하지 않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본사 가맹본부 이제훈 대리는 “본사가 개발한 소스와 치즈 등이 들어간 핫도그는 유사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5월 6~9일 3일 동안 서울 시내 역세권 점포 9곳을 둘러봤다. 실제로 “하루 1000개 가까이 팔린다”는 곳이 절반 이상이었다. 지하철 1·4호선 역세권에 각각 점포를 낸 업주 A씨는 “오픈하고 두달 동안 하루 170만~190만원 정도 찍었다.”며 “지금도 하루 100만원 이상씩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종로에 40㎡ 규모의 매장을 연 업주 B씨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루 매출은 100만원 선”이라며 “다른 데보다 매장 규모가 두 배라 하루 2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랑핫도그는 ‘연중 무휴’ 영업한다. 하루 100만원이면 연 매출 3억6500만원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외식업체 상위 20%의 평균 매출은 3억5832만원이다. 핫도그 팔아 외식업 상위 20% 안에 들어간 셈이다. B씨는 “처음엔 ‘1000원짜리 핫도그 팔아 얼마나 벌까’ 하는 의심이 갔지만, 해보니 벌써 매장이 2개”라고 말했다.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몸집이 작은 것도 짧은 기간에 가맹점이 늘어난 비결이다. 직접 둘러본 9곳의 점포 규모는 대부분 20㎡(약 5~6평) 내외였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창업 비용은 높은 편이다. 가맹본부측은 “13㎡(약 4평) 규모로 창업 비용은 약 4000만원”이라고 했지만, 이는 임차료를 뺀 금액이다.
점포는 주로 역세권에 있어 임차료 등이 높다. 점주 C씨는 “가맹본부에서 점포 위치를 까다롭게 보는 편이라 주로 몫 좋은 곳에 점포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해 1억원 이상 투자한 곳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올초 점포를 연 C씨는 “장사가 잘 돼 지인에게 가게를 내라고 권유한 곳이 네다섯군데 된다”며 “내 가게와 권유한 가게등 6곳의 창업 비용은 최소 1억5000만원에서 최대 2억7000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억7000만원이 든 곳은 40㎡ 규모의 종로의 한 점포다. 점주는 “보증금 8000만원에 권리금 1억2000만원, 인테리어 비용에 700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월 매출 3000만원을 한다면 얼마나 남을까. 점주 A씨는 “반죽하고 조리하고 카운터 보는 직원이 각각 있어야 한다. 하루 12시간 이상 문을 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직원을 4~5명 정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점포 규모 치고는 고용 인원이 많은 편이다. 또 “아르바이트 시급은 6500~7500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본사에서 들여오는 식재료비 30%, 인건비 15%, 임대료 등 관리비 20%가 나가고 30~35% 정도가 남는다”고 했다. 이 점주의 말 대로라면 한달 영업이익이 1000만원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창업에서 특히 눈여겨 봐야 할 점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다. 명랑 핫도그의 주요 점포가 기록 중인 ‘일 매출 100만원 이상’이 꾸준히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단시간에 급속도로 점포가 늘어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어김없이 바로 유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기고, 인기가 시드는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취재 중 만난 가맹점주 C씨는 “하루 매출이 10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가게를 내놓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컨설턴트는 “유행 타는 업종은 보통 1년을 못 간다”며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시중에 명랑 핫도그 매물만 10여 개가 나와 있는데, 권리금이 2배로 뛰었다”며 “권리금 받고 빠지려는 가맹주가 늘고 있다는 것은 지금이 클라이막스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프랜차이즈 분식 업종은 2315개의 점포가 생겨났고, 1375개가 폐점했다. 특히 단기간에 점포를 늘린 브랜드의 폐점율이 높았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