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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제 | 석유전쟁 시즌3···사우디 31세 왕자에게 달렸다

온라인중앙일보 기자 입력16-04-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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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동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원유생산 18개국 회의가 결렬됐다. 안건은 산유량 동결이었다. 올 10월까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자는 안건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뛰어넘는 원유 생산자 카르텔이 구성되지 못한 셈이다.

결렬 파장은 컸다. 18일 온라인 거래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 넘게 추락해 배럴당 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진사태와 겹쳐 3% 이상 떨어졌고 중국과 홍콩 주가는 1% 남짓 하락했다. 코스피도 0.28%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이날 하락세로 출발했다. 말레이시아 링깃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통화 가치도 미국 달러와 견줘 약세를 면치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국제유가가 올 2월 중순 이후 동결 기대감에 30% 이상 올랐지만 기대감이 깨지며 유가의 단기 상승 국면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동결 불발은 사우디-이란 탓이었다. 사우디는 중동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이란의 참여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무하마드 빈 살만 왕자(국방장관 겸 경제정책 총괄)는 회의 직전“이란 등 주요 산유국이 모두 참여하지 않는 동결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란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란 대표는 도하에 도착하지 않았다.

회의는 겉돌았다. 대표들은 5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다. 사우디가 이란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장인 카타르 에너지 장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는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하며 회의 중단을 결정했다.

산유량 동결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OPEC 관계자의 말을 빌려 “6월 OPEC 정례회의에서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비OPEC 국가와의 협의는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제 재건을 위해 돈이 필요한 이란은 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방 경제제재가 풀린 올 1월 이후 석 달 새에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80만 배럴에서 지난달 말 320만 배럴까지 늘렸다. 톰슨로이터는 “서방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증산”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올 초에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경제제재 이전의 생산 수준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제재 전 이란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400만 배럴 선이었다. 앞으로 80만 배럴 정도를 더 뽑아낸다는 얘기다.

가만히 있을 사우디가 아니다. 사우디는 이미 보복증산을 내비쳤다. 살만 왕자는 회의 직전 “(이란이 참여한 동결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사우디의 지난달 말 하루 생산량은 1019만 배럴 정도다. 생산 가능한 원유량은 하루 130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된다. 마음만 먹으면 보복증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톰슨로이터는 “사우디-이란이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석유전쟁의 또 다른 국면이다. 석유전쟁은 2014년 11월 시작됐다. 사우디가 공격적으로 산유량을 늘리며 미국 셰일원유 업체와 다른 산유국을 압박한 게 시즌 1이었다.

올 1월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함으로써 촉발된 사우디-이란 국교 단절로 석유전쟁 시즌 2가 시작됐다. 이번에 원유 생산 동결합의가 불발되면서 사우디-이란의 치킨게임은 시즌 3의 문을 연 셈이다.

시즌 3의 강도는 사우디 살만 왕자의 의중에 달려 있다. 그는 국방과 경제정책 권한을 거머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사우디 내부에서도 살만 왕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우려의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살만 왕자의 올해 나이는 31세다. 국제원유 시장의 앞날이 30대 초반 젊은이의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그가 분노를 좇아 하루 100만 배럴 증산버튼을 누르면 국제유가는 또 자유낙하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무하마드 빈 살만 왕자=1985년 현 사우디 국왕과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킹사우드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현재 왕위 계승 서열 2위다. 그의 현재 직책은 국방장관, 경제개발위원회 의장, 왕실위원회 의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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