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자도 직접 빼준 尹, 5400자 청구서에 표정 굳었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월드뉴스 | 이재명 의자도 직접 빼준 尹, 5400자 청구서에 표정 굳었다

박태인 기자 입력24-04-29 09:39 수정 24-04-29 09:39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의 시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오후 1시 30분경 국회에서 검정 카니발을 타고 출발한 이 대표는 배석자들(진성준 정책위의장·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박성준 수석대변인)과 함께 정각에 맞춰 용산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로 올라온 이 대표를 환한 얼굴로 마주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손을 내밀어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한 뒤, 자신의 왼쪽 손으로 이 대표 팔을 감싸 안으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 대표가 앉을 회담 테이블의 의자도 직접 빼주며 안내했다.


두 사람은 날씨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 대표가 “오늘 비가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날씨가 아주 좋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저와 이 대표님하고 만나는 걸 우리 국민이 고대하셨기 때문에 좋은 날씨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딱 여기까지였다. 찰나의 악수 뒤 이 대표는 총선 청구서를 내밀었다.


이 대표는 바로 검정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5400자 분량의 모두발언이 담긴 두툼한 A4 용지를 꺼내들었다. 비공개회담 시작에 맞춰 퇴장하려던 기자단을 불러세운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께 드릴 말씀을 써 가지고 왔다. 대통령님 말씀 먼저 듣고 말씀드릴까 했는데”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손님 말씀 먼저 들어야죠. 말씀하시죠”라며 발언 기회를 양보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데 한 700일이 걸렸다”며 운을 떼자 윤 대통령은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 대표는 이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준비된 원고를 15분간 읽어내려갔다. 그전까지 대화를 주도하며 “편하게 좀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죠”라고 웃던 윤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앉은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의 얼굴도 어둡긴 마찬가지였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보다는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준비한 듯했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독재, 지배, 통치, 탄압, 편 가르기라는 거친 단어를 사용하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다”“행정 권력으로 야당을 굴복시키려 하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가족 등 주변 인사의 의혹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고 직설적인 요구를 쏟아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각종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수용 등도 요구했다. 대화의 상대방인 윤 대통령을 바라보기보단 한자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원고와 카메라를 번갈아 쳐다보며 읽어 내려갔다.


의제를 정하지 말고 만나자는 이 대표였지만, 사실상 모든 의제를 꺼내 들며 답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바라보며 수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발언을 마치자 “평소에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저희는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한 뒤 “저희끼리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시죠”라며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회담을 시작했다.


회담은 예정 시간인 한 시간을 넘어 130분간 진행돼 4시 10분경 끝났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후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길게 입장을 설명해서 대화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윤 대통령 답변 위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별도의 합의문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민생문제에 대해 깊고 솔직하게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모두발언에 대해 성실히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홍철호 정무수석도 이날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이 대표의 5400자 모두 발언 관련 “갑자기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회담이) 진행되고, 이 대표가 과한 표현도 쓰시다 보니 (윤 대통령이) 웃으실 수는 없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윤 대통령이 다음에는 국회 사랑재에 가서 하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며 “이렇게까지 적극적인 소통 의사를 갖고 있으니 그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640건 16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월드뉴스 "중국으로 간 푸바오, 학대 의혹에 팬들 분노
"중국으로 간 푸바오, 학대 의혹에 팬들 분노중국으로 돌아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에 대한 학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버랜드 주토피아' 게시판에는 푸바오의 현재 상태를 걱정하는 글들이 수백 개 올라왔
05-26
캐나다 '숲속의 통닭 40마리' 미스터리… 누가? 왜?
자료사진산책 중 감자튀김, 치킨 너겟도 발견"주거 지역에 야생동물 접근 위험 우려"최근 유콘 주의 숲 속에서 수십 마리의 통닭이 발견되어 당국이 당혹스러워하며 신고를 당부하는 일이 발생했다.화이트호스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아이벡스 밸리에서
05-25
캐나다 "캐나다 경제, 이미 침체 상태일 수도"
자료사진 로젠버그 경제학자, 현재 경제 상황 진단캐나다 경제가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 리서치 대표는 캐나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
05-25
밴쿠버 부품 조달과 공사지연으로 패툴로 다리 개통, 2025년 가을로 연기
자료사진 기존 패툴로 다리 해체, 새로운 다리 안전 기준 충족뉴웨스트민스터와 써리를 연결하는 새로운 패툴로 다리의 개통이 2025년 가을로 연기되었다. BC주 정부는 오늘 이 소식을 발표하며 원래 2024년 말에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일정
05-25
캐나다 경제학자 "내달 시작으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있을 것"
자료사진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캐나다 경제 어려움 직면전문가들, 금리 인하가 경제 부양에 긍정적 영향 기대금융 컨설팅 딜로이트(Deloitte)사의 돈 데자르댕 경제학자는 최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중앙은행과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딜로이트는 202
05-25
월드뉴스 오메가3의 배신…"건강한 사람에는 오히려 독"
기존 질환자는 보호 효과 있어"건강한 사람은 효과 없을 수도""메커니즘 규명 위한 연구 필요"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던 오메가3를 건강한 사람이 섭취하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
05-25
밴쿠버 브로드웨이 지하철 개통, 2027년 가을로 또 연기
자료사진 터널 굴착과 덱 설치 지연으로 인한 일정 연기콘크리트 공장 파업과 덱 설치 지연이 주요 원인브로드웨이 지하철 개통이 또다시 연기되었다. 25일 BC주 정부는 밴쿠버 알부투스까지 연결되는 스카이트레인 밀레니엄 라인의 브로드웨이 연장이 2026년 초에서
05-25
캐나다 가족 여행 완벽 가이드: 안전하고 알뜰한 휴가를 위한 필수 팁
가족 여행을 계획할 때, Better Business Bureau(BBB)는 인증된 여행 업체와 전문가를 이용해 돈을 절약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것을 권장한다. 다음은 BBB가 제공하는 즐거운 여행을 위한 팁이다.미리 계획하기호텔, 항공편, 여행지를 충분히 조사할 시간을
05-25
캐나다 BC주, 주택 건설 속도에서 온타리오 2.5배 앞서
기록적인 주택 건설로 인구 증가 대응앨버타도 주택 건설에서 큰 성과BC주는 종종 '가장 비싼 임대료'와 같은 부정적인 기록으로 다른 주와 경쟁에서 우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택 착공 면에서는 조용히 경쟁력을 높이며 다른 주들을 앞서고 있다.캐나다 모
05-25
캐나다 기후 재난에 취약한 '캐나다 병원들' 대책 절실
자료사진 보건 캐나다 보고서 "8%만 기후 대비 계획"고온, 습도로 폐쇄된 리자이나 종합병원홍수로 인해 문을 닫은 뉴브런즈윅 병원캐나다 병원을 재난에 대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년 전 포트 맥머리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을 때 데
05-25
밴쿠버 BC고등법원, 써리 경찰 전환 법안 지지
브렌다 록 시장, RCMP 유지 논란 지속BC고등법원이 써리에서 경찰 전환을 강제하는 주 법안을 지지하면서 브렌다 록 써리 시장의 RCMP 유지 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록 시장은 계속해서 RCMP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녀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에
05-25
캐나다 주택 시장, 봄에도 여전히 부진… 금리 인하시 강력한 회복 가능성
4월 주택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물 증가로 구매자 협상력 상승4월 기준 가격 전월 대비 변동 없고 전년 대비 0.6% 하락캐나다의 주택 시장은 보통 봄에 활기를 띠지만 올해는 경제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6월에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주택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05-25
캐나다 BC주, 9억 달러 수소 생산ㆍ충전소로 300개 일자리 창출
자료사진 BC 주정부는 9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 생산ㆍ충전소를 세우고 약 3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캐나다 인프라 은행(CIB)은 수소 회사 HTEC에 3억 3,700만 달러를
05-25
밴쿠버 '더 넓고 빠르게' 랭리구간 1번 고속道 확장 시작
새로운 HOV 차선 및 EV 차선 포함프레이저 밸리 주민들 이동 편의 증대새 글로버 로드 교차로 개통 임박HOV 차선 및 232번가 교차로 추가프레이저 밸리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랭리 구간의 1번 고속도로 확장 공사가 올여름부터 시작된다. 이번 공사는 고속 점유
05-24
캐나다 양도소득세 인상 초읽기… 투자자들 긴급 대책 필요
양도소득세 포함 비율 50%에서 2/3로 급등6월 25일 세금 인상 전 이익 실현 전략 필수전문가 통해 추가 세금 줄이고 재정 계획 세워야6월 25일로 예정된 양도소득세 인상 전, 투자자들이 지금 이익을 실현할지 고민하고 있다. 연방 예산 발표에 따르면 6월 25일부터
05-24
캐나다 연어 양식장 면허 갱신 두고 '트뤼도 내각' 갈등 촉발
BC주 연어 양식장 논란, 내각 분열 조짐어업 장관과 환경운동가 장관들의 딜레마트뤼도 내각이 BC주 연어 양식장 면허 갱신 문제로 분열 위기에 처해 있다. 다이앤 르부틸리에 어업 및 해양부 장관은 개방형 그물 연어 양식장 면허를 8~10년 더 갱신하자는 제안을 내놓을
05-24
캐나다 매출 둔화에 주가 7% 하락…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의 위기
리더십 변화와 함께 재도약 모색룰루레몬(Lululemon)은 캐나다의 유명한 운동복 브랜드로, 13세 소녀부터 금융 전문가 캐나다 국가대표 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즐겨 입는 옷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이 브랜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둔화되고
05-24
캐나다 여름 휴가철 앞두고 '국경 서비스 파업 예고' 대혼란 우려
노조, 96% 찬성 투표로 파업 가능성 높아져캐나다 국경 서비스국(CBSA) 직원들이 다음 달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조는 여름 여행 시즌 동안 "심각한 중단"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캐나다 공공서비스 연합(PSAC)은 9,00
05-24
캐나다 주4일 근무제 도입, 캐나다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 중
기업들, 4일 근무제로 생산성 15% 증가생산성과 만족도 상승, 직원들 '4일 근무제' 선호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에서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적 자원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브라이트 HR'의 최신 자료에 따
05-24
밴쿠버 일찍 도착 "되돌아가라"… BC페리 예약 승객들 불만 폭발
예약 시간 엄격함, 승객들 불편과 혼란 초래교통량 많은 호슈 베이 터미널, 해결책 필요BC 페리를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이 현재 예약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예약이 있는 경우, 승객은 출항 시간 한 시간 전부터 30분 전까지 도착해야 하지만, 너무 일찍 도
05-24
밴쿠버 써리시, RCMP 유지 시도 실패… 경찰 전환 논란 계속
써리시는 RCMP를 유지하고 시 경찰 전환을 중단하려는 법적 싸움에서 패배했다. 써리의 시장 브렌다 로크는 시의회가 더 높은 법원에 항소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BC고등법원은 써리시의 모든 주장을 기각했다. 시는 법원에 세 가지를 요청했었다 ▶주정
05-24
캐나다 무한리필의 매력, 다양한 메뉴로 '뷔페가 다시 뜬다'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선택으로 외식 트렌드 선도경제적 부담 완화, 고물가 시대에 최적의 선택고물가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외식 시 합리적인 가격을 찾고 있다. 이로 인해 뷔페 식당들이 다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캘거리의 새로운 인기 식당 엘림(ELYM!)은 매일 다양
05-24
밴쿠버 [The 많은 뉴스] 5월 24일(금)
▶클릭을 하면 'The 많은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 중국계 캐나다인 최초로 CI.45 증명서 받은 100세 장수인 웨인 초우 씨■ 주택 대출 다 갚은 42세 여성, 여유 자금 활용 방법은…■ 뉴웨스트민스터, 주말 대규모 퍼레이
05-24
캐나다 비싼 항공권, 웨스트젯과 에어캐나다 독점 문제 제기
높은 항공권 가격 지속 우려… 정부 수수료 구조 검토 요청지역 항공편 활성화 및 더 나은 항공편 옵션 제공 계획앨버타 주민들이 여름 휴가를 예약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캘거리의 파크레인 여행사 매니저인 제니 모하메드 씨는 &ld
05-24
캐나다 런던 드럭스 해킹 피해… 결국 직원 정보 유출
사이버 범죄 조직의 공격, 고객 데이터는 안전캐나다의 소매업체 런던 드럭스(London Drugs)는 지난달 본사에서 파일을 도난당한 해커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자 일부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사건을 "매우 충격적인 상황"으로 표현하며,
05-24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