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따지고 내세우며 '천박한 권위질'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세계한인 | 나이 따지고 내세우며 '천박한 권위질'

미주 중앙일보 기자 입력18-03-21 09:25 수정 18-03-21 16:34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연중기획:부끄럼 모르는 한인사회…나이 과시


"유독 나이 집착…'한인병' 아니에요?"

나이가 서열 매기는 방식될 수는 없어

서로 존중하고 반말 삼가는 풍토 필요

 

 

미국도 한국도 아닌 '고립된 섬' vs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교두보'. 한인 이민자라면 한인사회에 대해 한 번쯤 논쟁을 벌여본 이슈다. 한인사회에 담긴 우리네 모습은 어떨까. '부끄럼을 모르는 한인사회'라는 다소 삐딱한 질문으로 개개인 일상과 단체, 사회 조직을 들여다봤다. 

 

이민생활 50년, 베벌리힐스에 거주하는 김영자(76)씨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이든 깍듯이 존대한다. 이민 1세대인 김씨가 장유유서를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서로 다 어른이잖아요. 성인이 돼서 나이 많다고 다른 사람을 하대하거나 깔보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편하지가 않아요. 그렇지 않아요?"라고 되물었다. 

 

한인업체 고위 간부인 김서훈(52)씨는 "나이든 사람은 바나나 껍질을 밟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를 내세우며 무게(권위)를 주는 순간, 미끄러져 나동그라지는 시대다"라고 말했다.  

 

 

 

창피한 '나이 따지기' 

 

장유유서, 백과사전에 따르면 유교 도덕사상의 다섯 가지 덕목 중 하나로 '상하의 질서와 순서가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자세'를 의미한다. 한국 사람은 중국보다 더 심할 정도로 '나이'를 따진다. 나이가 같아도 '빠른 생년월일'을 강조한다.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든지, 하대의 대상이 아니라는 심리를 표출한다. 나이가 벼슬이라는 생각이 전 연령대에 두루 퍼져있는 이유다. 

 

크리스틴 이(37)씨는 나이 집착을 '한인병'이라고 꼬집었다. 타인을 만날 때 나이 먼저 묻는 태도가 불편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친분을 가장해 은근슬쩍 반말이 앞선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하대하는 모습도 흔하다. 이씨는 "한인사회에 서열 잡는 문화가 너무 심하다"면서 "나이가 서열을 매겨주지 않는데 우리는 따진다. 내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우월하다는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식한 '나이 내세우기' 

 

조선환(79)씨는 "나이를 내세우면 무식하다"고 단언했다. 조씨는 "한국에 살 때 연장자는 나이 어린 사람에게 하대해도 된다는 습관이 들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살아보니 겉으로라도 상대방을 항상 존중해야 한다. 나이를 들이대는 모습은 솔직히 무식해 보인다. 골프모임에 나보다 3~4세 많은 분들이 있지만 서로 존중하지 하대나 반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나이로 상하관계, 갑을관계를 규정하려는 틀은 깨질 수 있을까. 이민생활을 오래한 한인과 미국 문화가 몸에 밴 이들은 인식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식 예의범절을 실천하면 된다는 소리다. 

 

이수영(33)씨는 "한인 2세나 현지 친구는 내 나이를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다"며 "유독 우리만 나이에 집착한다. 정해 놓은 틀이 있는 것처럼 나이를 말한 순간부터 '결혼해라, 철들어라, 주책이다'며 평가한다"고 꼬집었다. 

 

인품과 경험 중요 

 

LA와 오렌지카운티를 오가는 한의사 최인수(42·가명)씨는 "OC지역 한인 환자는 연령을 떠나 모두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습관이 들어 있다. 상대적으로 한인사회가 큰 LA지역 한인 환자는 초면에 반말하고 거북한 사생활까지 묻는다"며 생활 환경의 중요성도 꼽았다. '상호존중 매너'는 실생활 거주환경과 주변 본보기 사례에 비례해 갖춰진다는 말이다. 나이를 무기로 위계질서를 세우고 대인관계에서 보상심리를 요구하는 자세의 핵심은 '인품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장순희(50대)씨는 "나이는 핑계다. 결국 사람의 인품을 반영한다"라며 "미국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은 나이와 사회생활은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유독 나이 따지는 사람은 별 볼일 없는 자기를 내세우려는 천박한 심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782건 479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캐나다 연방 보수당 지지도 36%로 1위
온타리오 주총선 후광효과연방자유당 32%, NDP 20%지난 온타리오에서 주 보수당이 집권을 했는데, 그 여파가 연방정치까지 확산돼 전국적으로도 정당지지도에서 보수당이 오차범위 내이지만 현 연방자유당을 앞섰다. 입소스캐나다가 발표한 연방정치 지지도에서 보수당은
06-19
캐나다 기업들 마리화나 합법화에 우려감 표명
마리화나 합법화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기업들도 직장에서 마리화나 흡연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캐나다컨퍼런스보드가 19일 발표한 보고서(Blazing the Trail, 길을 내다)에 따르면, 52%의 기
06-19
밴쿠버 "밴쿠버서 팔리는 해산물 ¼ 엉터리 표시"
밴쿠버 지역의 각종 해산물이 엉뚱한 이름으로 팔리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UBC 연구진은 지역의 식당과 식료품점에서 팔리는 해산물 중 280여 종을 표본조사 한 결과 잘못된 이름이 붙어있는 경우가 25%가량이라고 최근 학술지에 발표했다.메기(catfish)가
06-19
밴쿠버 버나비 대표 깜짝 손님 강릉시장 방문
 최명희 시장, 버나비 유니폼 전달받아   강릉시는 주말자 보도자료를 통해, 최명희 강릉시장이 지난 15일 캐나다 버나비시에서 깜짝 방문한 장민우 前 밴쿠버 한인회 이사장으로부터 버나비시에서 제작한 아이스하키 유니폼을 전달받았다고 밝
06-19
교육 전국에서, BC주 공립학교 초라한 성적
  명문사립 6개교 공동 1위공립교 19위가 최고등수BC교사연합, 서열화에 백안시 BC주 세컨더리 학교에 대한 비교 성적표가 발표됐는데, 공립학교가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는 온타리오주나 알버타주, 퀘벡주와는 전혀 상반되게 부자 사립학교가 공
06-19
밴쿠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 필수
 동북아역사재단 산하 독도연구소의 김영수 소장(우측)과 곽태열 부총영사가 토크 방식으로 을미사변에서의 일본의 만행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일관계 주제 브라운백 세미나 을미사변 당시 현장 상세한 이해위안부 문제 뿐만 아니라
06-18
밴쿠버 [유학생 인턴의 밴쿠버 이야기] 밴쿠버에 편하게 여행 다니는 법
 밴쿠버의 경치 좋은 근교를 가고 싶을 때 차를 대여하는 것은 유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복잡하고도 힘든 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차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면허증, 자동차 보험, 신용 카드가 필요한데 단기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용카드를 만드는 과정이 힘들고
06-18
밴쿠버 한반도 평화교류의 숨은 주역 밴쿠버 재외한인-박경애 교수
2015년도 KPP 졸업식에서 UBC 박경애 교수와 북한 교환교수들의 모습(박경애 교수 제공)  북한 학자 초청 KPP 프로그램올해 산림학과 북한 교수참가 올해 초부터 한반도에 불기 시작하는 화해무드 훈풍에 밴쿠버 한인 교수의 오랜 노력의 열
06-18
밴쿠버 [유학생 인턴의 밴쿠버 이야기] 가볼 만한 근교 공원, 웨스트밴쿠버의 라이트하우스…
  밴쿠버에는 스탠리파크나 퀸 엘리자베스 파크처럼 넓고 아름다운 공원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그 중 웨스트밴쿠버의 라이트하우스 파크는 울창한 숲과 함께 바다를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장소이다. 맑은 날 뷰 포인트에서 맞은편의 밴쿠버의 모습과 광활한
06-18
밴쿠버 한글학교 교사들을 위한 행사
각 한글학교에 근무 중인 6명의 교사들이 나와 한글학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공감토크의 시간으로 '학생들에게 한글학습 동기부여를 어떤 방법으로 주는가' 등에 대해 토론을 했다. (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의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n
06-18
밴쿠버 세컨 내로우 브리지 붕괴 사고 60주년 기념식 열려
1958년 공사 도중 붕괴 18명 숨져      17일은 세컨드 내로우스 브리지가 무너진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세컨 내로우스 브리지는 밴쿠버시와 노스쇼어 지역을 연결하는 왕복 6차로의 교량이다.   1958년 사고 당시
06-18
캐나다 토론토 놀이터 총격범 검거
어린이 자매 2명 중상... 다행히 목숨 건져마약 거래 중 총질... 용의자 2명 더 있어 토론토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어린이들에게 총을 쏴 다치게 하고 도주한 범인 중 1명이 검거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토론토경찰은 범죄가 발생한 다음 날인 15일 2
06-18
밴쿠버 캐나다 명문대 낱낱이 알아보는 시간
한국-캐나다 과학기술대회(CKC) 2018 행사의 일환인 대학설명회(Canada-Korea University Fair) 현장 모습.(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의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CKC2018 행사 일환 17일 개최
06-18
밴쿠버 2018 밴쿠버 한국영화제… 한국문화전파를 위한 출사표
김건 총영사가 톰 채리티 VIFF 매니저(우)와 함께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VIFF와 7월12-14일까지 3일간관상, 용의자, 극비수사 등 5편  주밴쿠버총영사관(총영사 김건)은 올해 7월 12일(목)부터 14일(토)
06-18
밴쿠버 전세계 각국의 댄스 문화를 선보인 “다문화 시니어 댄스 축제”
 지난 6월 14일 버나비 제임스 코완 극장(James Cowan Theatre)에서 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회 (회장 이원배)의 주관으로 개최된 ‘다문화 시니어 댄스 축제’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한국전쟁 전후 세대
06-18
밴쿠버 메트로밴쿠버 한식문화는 진화하고 있다.
제2회 한식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의 시식 등 다양한 현장 모습(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의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제2회 한식경연대회 개최다양한 민족들 관심 집중VCC 한식과목 공식 개설 건강음식으로 한식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06-15
밴쿠버 7월 1일 캐나다데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밴쿠버시 퍼레이드는 취소노스밴쿠버 퍼레이드 개최각 자치시는 다양한 행사들  메트로밴쿠버의 한 여름 최대 행사의 하나인 밴쿠버시의 캐나다 퍼레이드가 예산 문제로 취소됐지만 밴쿠버를 비롯한 광역밴쿠버의 각 자치시가 다양하게 캐나다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를
06-15
캐나다 캐나다-미국간 감정싸움 미 대사 살해 위협으로 확대
대사관 주소 흰가루 봉투 배달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퀘벡에서 열렸던 G7 정상회담 중간 자리를 떠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향해 "약하다"거나 "정직하지 않다"는 등의 발언을 써가며 공격했다. 나아가 트럼프의 참모들도
06-15
밴쿠버 한국전통예술원 정기공연 야심차게 준비
남북화해무드에 북청사자 공연6월 29일 노스밴 센테니얼 극장 메트로밴쿠버에서 한국 전통 길놀이 문화를 전파해 온 한국전통예술원이 한반도의 평화무드를 반영하듯 함경남도의 대표적인 길놀이 문화인 북청사자놀음팀을 초청한 정기공연을 준비 중에 있다. 
06-15
밴쿠버 영화 '탐정: 리턴즈' 밴쿠버 등 북미 6월 22일 대개봉
  코미디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독주 막아  권상우 X 성동일 X 이광수의 어벤져스급 조합으로 개봉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탐정: 리턴즈'(이언희 감독)가 개봉한지 이틀만에 누적 관객수 34만3
06-15
밴쿠버 토피노 인근 선박 전복 3명 실종
 여름철 낚시관광을 위한 한인들도 많이 찾는 토피노에서 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실종됐다. 토피노 RCMP는 15일 새벽 3시 경 토피노 인근 더핀 코브(Duffin Cove)에서 보트가 전복됐다는 신고를 받고 연방정부의 서부 해양구조 전
06-15
부동산 경제 캐나다 5월 주택거래량 5년래 최저 수준
 작년동기 대비 16.2% 감소연간 평균거래가 6.4%하락  캐나다의 주택거래량이 전달과 전년대비해서 크게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조정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캐나다부동산협회(Canadian Real Estate Association,
06-15
세계한인 대한민국 관문, 그 현장을 가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현장 취재기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라는 명칭, 조금은 생소하시죠? 아마 출입국관리사무소라는 명칭은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5월 10일부터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의 명칭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으로 바뀌었습니다.출입국관리사무소라는 이름은
06-15
밴쿠버 밴쿠버시 공유자전거 서비스 확대
[사진 mobi by Shaw Go]‘모비’...커머셜 드라이브까지연 20달러 회원제도 도입밴쿠버시에서 운영되는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커머셜 스트리트 지역까지 확대된다. 대여할 수 있는 자전거 및 대여소도 늘려 더 많은 주민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추진한다. ‘모비(mob
06-14
밴쿠버 밴쿠버국제공항 대규모 확장 공사 착공
밴쿠버국제공항 메인 터미널 확장 예상도 [자료 YVR]향후 20년간 91억 달러 들여밴쿠버국제공항(YVR)이 날로 늘어나는 공항 이용객 수요에 대응하고자 대규모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BC주정부와 밴쿠버국제공항은 14일 리치몬드시 밴쿠버국제공항 확장 부지에서
06-14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