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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꽝꽝 터졌다, 돌아온 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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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2-26 02:00 조회2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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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25일 올해 첫 시범경기에 5번타자로 나서 2회와 4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특히 두 번째 홈런은 경기장 밖 주차장까지 날아가는 대형 타구였다. [연합뉴스]

“저 친구는 미쳤다(Crazy). 자신감이 넘친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클린튼 허들 감독은 토미 프린스 벤치코치(수석코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미친 선수’는 강정호(32·피츠버그)다. 그만큼 대단한 하루를 보냈다.
 
강정호는 25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년 만에 나선 시범경기에서 그는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강정호는 1-0으로 앞선 2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팀 오른손 선발 트레버 리처즈의 시속 134㎞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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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는 이어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선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투수 헥터 노에시를 만났다.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35㎞의 슬라이더를 풀스윙으로 받아쳤다. 총알 같이 뻗은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 장외 주차장에 떨어졌다. 현지 언론과 관계자들이 모두 놀랄 만큼 대형 홈런이었다.
 
2019년 첫 시범경기에서 2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이날 ‘홈런 2개 중 어느 것이 더 마음에 들었느냐’고 묻자 강정호는 ‘두 번째 타구가 좋았다. 더 세게 때렸다’고 대답했다”며 “보통 강정호가 인터뷰할 때는 통역을 통하는데 이 질문은 통역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영어로 대답했다. 강정호의 영어 실력이 꽤 늘었고, 오늘 결과에 상당히 만족해했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실전을 치르느라 경기 전에는 떨리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했다. 정규시즌까지 이 기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료 프란시스코 세르벨리가 (2016년 부상 복귀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린 걸 떠올리며) ‘8년 동안 야구를 안 하고 돌아와도 홈런을 칠 것 같다’고 하더라. (웃음)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줬다. 구단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정호는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그해 5월 주전으로 도약한 강정호는 7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을 만큼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막판 슬라이딩을 하다 정강이뼈 골절상을 당할 때까지 126경기에서 타율 0.287,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펀치력을 갖춘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지 않다. 강정호는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부문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 강정호는 시범경기를 치르지 않고 5월 6일 빅리그로 복귀했다. 당시에도 공백이 길어 걱정이 많았으나 강정호는 복귀하자마자 홈런 2개를 날렸다. 그러나 그해 6월 그는 시카고 원정 중 성폭행 혐의를 받고 시카고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결국 기소되진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린 상태에서 105경기 타율 0.255, 홈런 21개를 기록했다.
 
강정호는 2016년 시즌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왔다가 음주 뺑소니 사고로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나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이에 피츠버그 구단은 그를 제한 선수로 등록해 연봉 지급을 중단했다. 야구 인생의 최정점에서 끝없이 추락했다. 강정호의 천재성에 열광했던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숱한 비난을 받으면서도 강정호는 야구를 계속할 기회를 찾았다.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아 도미니카 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뛰었지만,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강정호의 야구인생은 그대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비자를 다시 받게 되자 피츠버그가 그를 붙잡았다. 지난해 9월 28일 2년여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강정호는 첫 타석 안타를 치는 등 3경기에서 6타수 2안타를 때렸다.
 
강정호의 건재를 확인한 피츠버그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1년 550만 달러(약 62억원)에 재계약했다. 야구장 바깥에서 일으킨 문제 때문에 강정호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미국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야구장 안에서 강정호가 보여준 재능을 외면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보스턴 근교의 한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보다 세례를 받는 게 더 떨렸다. 야구를 하면서 믿음을 이어나가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츠버그와의 재계약은 강정호 야구 인생의 마지막 기회다. 특출한 재능이 없다면 그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강정호는 ‘미워할 수 없는 재능’을 첫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다. 
 

 
말 많고 탈 많았던 강정호의 빅리그 5년

 
●2015년 4월 메이저리그 데뷔
●2015년 7월 이달의 신인상 수상
●2015년 9월 정강이뼈 골절 부상
●2015년 11월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
●2016년 5월 부상 복귀전 2홈런
●2016년 6월 성폭행 혐의로 시카고 경찰 수사
(불기소)
●2016년 9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홈런
●2016년 12월 한국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2017년 3월 제한선수명단 등재(연봉 미지급)
●2018년 9월 빅리그 복귀전 안타
●2018년 10월 기독교 세례
●2018년 11월 1년 550만 달러(약 62억원) 재계약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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