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 야구법전을 만들어야하나… 또다시 터진 불문율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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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27 02:00 조회1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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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김기태 KIA 감독은 7-13으로 뒤진 9회 말 투아웃 황대인 타석에서 대타를 기용했다. 그러나 타석엔 엔트리에 남아있던 야수 황윤호가 아닌 투수 문경찬이 타석에 들어섰다. 문경찬은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다. 정우람은 문경찬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3개를 던졌고, 문경찬은 그대로 지켜본 채 삼진아웃됐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경기 뒤 "정우람은 실전 등판 기회가 없어 점검 차 등판시켰다"고 설명했다. 정우람은 개막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다. 김기태 감독은 문경찬의 타자 투입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유는 분명했다. 점수 차가 큰 상태에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투입한 데 대한 항의 메시지였다.
7년 전에도 김기태 감독은 똑같은 대응을 한 적이 있다. LG 사령탑이던 2012년 9월 12일 잠실 SK전이다. 당시 이만수 SK 감독은 0-3으로 뒤진 9회 SK가 1사 후, 2사 후 두 차례 투수를 바꿨다. 마지막 투수는 공교롭게도 SK에서 뛰던 정우람이었다. 그러자 김기태 감독은 코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용택 대타로 신인 투수 신동훈을 투입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기태 감독에게 '경기 중 승리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소홀히 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스포츠 정신을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500만원의 벌금과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야구는 딱딱한 공을 던져 딱딱한 배트로 치는 운동이다.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선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여러 가지 '불문율'을 만들었다.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루나 희생번트를 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홈런을 쳐도 투수를 바라보거나 과한 세리머니를 금한다. 국내에선 통용되는 배트플립(방망이를 던지는 것)도 금지할 만큼 엄격하다. 세세한 내용은 달라도 만들어진 이유는 같다. 동업자를 배려하고 감정소모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26일 밤 한화 벤치와 KIA 벤치의 '불문율' 해석은 사뭇 달랐고, 충돌로 이어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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