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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박한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실력으로 말하는 박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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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29 02:00 조회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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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게 왜 그래?"
 
27일 사직 롯데전이 끝난 뒤 삼성 박한이(40)는 툴툴대며 구단 관계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는 8회 2사 만루에서 이인복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때려냈다. 프로에서 때려낸 2155번째 안타이자 자신의 첫 만루홈런 기록이었다. 박한이가 부끄러워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리그 최고령 만루홈런은 호세(롯데·41세3개월). 박한이는 역대 2번째이자 국내선수로는 최고령 만루포 기록을 세웠다. '데뷔 첫 만루 홈런'이란 이야기에 박한이는 "기사 좀 쓰지 말라"며 쑥스러워했다. "점수 차가 많이 나서 마음이 편했다. 밀어치려고 했는데 홈런이 나왔다"고 했다.
 
박한이의 기록 행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승엽(2156개)을 뛰어넘어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 안타 주인공이 된 것이다. KBO리그 전체 통산안타는 박용택(LG·2390개), 양준혁(삼성·2318개)에 이은 3위다. 28일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해 4안타를 몰아쳐 통산 최다안타를 2162개로 늘렸다.

 
무엇보다 박한이의 활약이 의미있었던 건 두 경기 모두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다. 27일 경기에서 박한이는 5회 김동엽의 대타로 나서자마자 솔로홈런을 쳤다. 6-2로 앞서다 7-4로 쫓기던 상황에서 나온 의미있는 한 방이었다. 28일 경기에서도 첫 두 타석에서 볼넷과 안타로 득점의 물꼬를 튼 데 이어 7회 7-4로 앞선 2사 2,3루서 승부의 추를 삼성 쪽으로 기울이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삼성의 2연승엔 박한이의 공이 매우 컸다.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을 찬 박한이.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왕조 시절 박한이는 팀의 주축 선수였다. 화려하진 않아도 언제나 묵묵히 타석에서 안타를 날렸다. 2001년 데뷔 이후 무려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때린 게 그 증거다. 하지만 이제 박한이는 주전 선수가 아니다.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만난 그는 "나보다 젊은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 나는 그저 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말처럼 박한이는 언제 올 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부지런히 방망이를 돌린다. 후배 이학주는 "2시간 넘게 기다리다 나와서 홈런 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고 했다.
 
누군가는 그를 '착한이'라고 부른다. 100억이 넘는 FA가 즐비한 시대에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팀내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불만 없이 기다리는 시간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배트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야구장에서 만큼은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 19년 동안 야구하면서 그런 적이 없다. 예전엔 타석에서 욕심을 냈다. 올해는 비우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박한이 데이' 행사가 열린다. 삼성구단은 박한이의 얼굴 가면을 준비해 팬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라팍을 가득 채운 박한이들의 응원을 받은 박한이의 호쾌한 스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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