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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야구 | [박린의 뷰티풀 풋볼]'노말 원' 클롭, '축구의 신' 메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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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08 02:00 조회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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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공격수 살라는 네버 기브 업 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그의 말처럼 리버풀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기적을 연출했다. 리버풀의 괴짜털보 클롭 감독의 힘이다. [리버풀 인스타그램]

 
8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리버풀(잉글랜드)이 결승에 오를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리버풀은 지난 2일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원정 1차전에서 0-3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공격 3인방 ‘마누라 라인’ 중 피르미누와 모하메드 살라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사디오 마네만 선발출전했다.  
 
게다가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1점차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바르셀로나는 체력을 비축했다. 바르셀로나는 1차전에서 프리킥골을 포함해 2골을 몰아친 천하의 메시를 보유했다.

8일 바르셀로나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골을 터트린 리버풀 바이날둠. [리버풀 인스타그램]

 
그런데 리버풀이 거짓말처럼 4-0 대승을 거두고 1·2차전 합계 4-3을 기록, 결승전에 진출했다. 리버풀은 2005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에 3실점했지만, 후반에 3-3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우승한 적이 있다. 14년 전 ‘이스탄불 기적’에 이어 이번에는 ‘안필드 기적’을 연출했다.  
 
위르겐 클롭(52·독일) 리버풀 감독의 힘이다. 그의 선수기용과 용병술이 적중했다. 부상당한 살라 대신 투입한 디보크 오리기는 전반 7분 선제골과 후반 34분 결승골을 뽑아냈다.
 
또 클롭 감독은 전반에 로버트슨이 다치자 후반 시작과 함께 바이날둠을 투입했다. 제임스 밀너를 수비수로 내리고 바이날둠을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바이날둠은 후반 9분부터 2분 사이에 2골을 몰아쳤다. 반면 발베르데 바르셀로나 감독은 후반에 중원의 핵심 아르투로 비달을 빼는 패착을 뒀다.
 

클롭 감독은 골이 터지면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친다. 흥분을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난입했다가 벌금을 받은 적도 있다. [리버풀 인스타그램]

클롭 감독은 ‘괴짜 털보’라 불린다. 1m93㎝의 장신인 그는 굵은 뿔테안경을 끼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다. 모자와 트레이닝복을 고수한다. 골이 터지면 헐크처럼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때리고, 관중석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친다.
 
클롭 감독은 “오케스트라처럼 조용한 음악보다는 헤비메탈을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헤비메탈(heavy metal)은 196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시작된 록음악이다. 격렬한 전기기타와 드럼 연주, 귀가 찢어질 듯한 고음이 특징이다.
 
이날 보여준 리버풀 축구는 헤비메탈처럼 요란하고 격정적이었다. 상대 골대부터 압박을 가하고, 상대보다 더 뛰고, 빼앗긴 공을 빨리 되찾았다. 또한 힙합 스웨그처럼 허세를 부리듯 자유분방했다.
 

8일 바르셀로나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2골을 몰아친 ㅣ리버풀 공격수 오리기. [리버풀 인스타그램]

사실 클롭은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독일 2부리그 마인츠에서 337경기에 출전했다. 스트라이커를 맡다가 1995년부터는 수비수로 뛰었다. 감독으로 변신해 2001년 친정팀 마인츠를 맡았고, 2004년 팀 창단 99년 만에 첫 1부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2008년 독일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뒤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클롭 감독은 ‘게겐 프레싱’을 창시한 인물이다. ‘반대의’라는 뜻의 게겐(Gegen)과 ‘압박’의 프레싱(pressing)이 합해진 게겐프레싱은 최전방부터 압박해 볼을 가로챈 뒤 공격하는 전술이다.
 
그는 이 전술로 2013년 도르트문트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게겐 프레싱은 한국 K리그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독일 상남자 클롭 감독. [리버풀 인스타그램]

클롭과 함께 뛴 선수들은 그를 ‘보스(Boss)’라 부른다. 이날 2골을 몰아친 바이날둠은 “클롭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축구 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축구선수 바이날둠’이 아닌 ‘인간 바이날둠’으로  관심을 보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날 부상 탓에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살라의 티셔츠에는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란 글귀가 적혀있었다. 리버풀 선수들도, 홈구장 안 필드를 가득메운 리버풀 팬들도 포기하지 않았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하나로 만들었다.
 

리버풀 클롭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극장승을 연출한 뒤 선수들을 한명씩 안아줬다. [리버풀 인스타그램]

바이날둠은 경기 후 B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홈 2차전에서 4골을 넣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축구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이것이 축구다. 정말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제임스 밀너가 울더라”고 말했다. 욕설 “FXXXing”을 써가며 리버풀 선수들을 극찬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10월 리버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는 ‘노말 원(Normal One·평범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스페셜 원(special one·특별한 존재)’이다”라고 말한 조제 모리뉴 전 첼시 감독의 발언에 빗댄 표현이다. 
 
평범한 사람이 ‘축구의 신’을 울렸다. 메시는 이날 네번째 실점 후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AS로마(이탈리아)와 챔피언스리그 8강전 홈 1차전에서 4-1로 이겼지만, 원정 2차전에서 0-3으로 패해 원정다득점에 밀려 탈락했다. 메시는 ‘로마 악몽’에 이어 ‘안필드 참사’를 겪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은 우리는 마드리드로 간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리버풀 인스타그램]

 
리버풀 인스타그램은 “We’re going to Madrid!(우리는 마드리드로 간다)”란 글을 남겼다. 리버풀은 다음달 2일 스페인 마드리드 의 완다 페트로폴리타노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토트넘(잉글랜드)-아약스(네덜란드) 4강전 승자와 맞붙는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맡아 유럽 챔피언스리그(2017-18)와 유로파리그(2015-16), 리그컵(2015-16)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리버풀은 ‘평범한 사람’ 클롭과 우승에 도전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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