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인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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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태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6-12 15:17 조회69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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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린
가녀린 보슬비에도
소생하는 풀과 나무들
저마다 푸른
줄기와 기둥을 세운다
소소한 산새 소리를 들어가며
서로 몸을 엉클어 의지하고 있다
햇빛에 바람에
들썩이고 부대껴도
물방울 빗방울 몇 모금 적시며
오늘을 사는 것이다
하루가 말없이 지날 때
새들의 나래 짓처럼 허공을 향해
높다랗게 푸른 기둥을 쭉쭉 세우는 일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오늘처럼 함께
같이 사는 것이다
밤 깃든 은하 계곡
주고받는 이야기
별 하나 둘 셋
헤며 세며
모닥불 사위어 가듯
스릉스릉 잠드는 밤
살아오고
산다는 것은
사막의 밤 또는
황무지의 여명이 밝아올 무렵
나의 눈빛과 당신의 별빛
서로 눈 뜨고
마주 보는 것이다
반짝이는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꼭두새벽 하루를
맞이하는 것이다
꾸꾸다 꾸꾸
꼬꼬댁 꼬꼬
홰치듯 날아갈 듯
날을 밝히는 것이다
* कुक्कुट (kukkuṭá 꾸꾸다) : 기원전 산스크리트어,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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