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제2 도심 꿈꾸는 ‘브로드웨이’, 난개발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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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밀도 개발 추진에 시민 반발... "현실성 없는 계획" 지적
90개 이상 고층 빌딩 제안... 전문가들 "도심 협곡화" 경고
밴쿠버시가 브로드웨이 거리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 당국은 브로드웨이 플랜을 통해 급격한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면서, 이 거리를 '제2의 도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민들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대부분 혼잡하고 난개발된 이 간선도로를 '위대한 거리'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40년 전 앨런 제이콥스 씨가 저술한 '위대한 거리들'이라는 고전적 책을 인용하며 밴쿠버시가 제시한 비전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이콥스 씨는 "위대한 거리는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며, 실용적이면서도 즐거운 장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라스 람블라스, 코펜하겐의 스트뢰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13개 거리를 예로 들며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브로드웨이의 모습은 이런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 7km에 이르는 이 거리는 대부분 혼잡하고 난개발된 상태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그럭저럭 쓸 만하지만, '위대한 거리'가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브로드웨이 개발 계획이 승인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예상보다 좋지 않다. 90곳이 넘는 건축 제안서가 제출됐으나, 대부분 유리와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천편일률적인 고층 아파트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개발이 도심에 그늘진 좁은 길을 만들고 바람 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레스 시로트닉 씨는 "시의 모든 말들이 결국 브로드웨이가 브렌트우드나 메트로타운, 코퀴틀람 처럼 끝없는 고층 건물들과 활기 없는 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로트닉 씨는 또한 "밴쿠버는 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황금기를 누렸다. 레이 스팩스맨, 래리 비즐리 같은 전설적인 수석 계획가들의 지도 아래 도시 설계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시로트닉 씨가 살고 있는 18층 건물의 역사는 밴쿠버 도시계획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30년 전 이 건물이 세워질 당시, 시 당국은 개발업체에게 지역사회 생활, 거리 경관, 녹지 공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시로트닉 씨는 "우리 건물 개발업체는 12층 제한을 넘어 6개 층을 더 짓는 대가로, 부지의 약 30%를 영구 공공 공원으로 기증했다.
현재 주민들이 이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은 공원에는 잔디와 벤치, 정원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시로트닉 씨는 "이런 편의시설을 요구하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한다.
그는 시 당국이 그랜빌과 브로드웨이에 39층 타워 건설을 승인하면서 식료품점 외에는 거의 공공 편의시설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밴쿠버시와 BC주 정부가 대중교통 역사 주변의 고밀도 개발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위대한 거리' 계획은 시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홍보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5~10년 후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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