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관조, 망망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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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26 09:28 조회1,98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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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물가에 서서 먼 곳에 눈을 주면
보이는 모든 것, 잦아드는구나
눈 부신 태양아래 바람은
숨결마저 죽여 옅어지고
밀리어 오는 바닷물결도
먼 곳, 거친 소식 쪼개어
길고 흰 모래밭에 주저 앉는다
날을 세워 달려드는
쇠붙이 같은 소식도
언젠가는 녹슬어 삭아 내리려니......
세일 수 없는 시간에
우리가 세는 모든 것 또한
그렇게 녹슬어 삭아 내린다
숨 가삐 달려온 거친 산맥,
절벽으로 급히 걸음 멈추고
느릿한 숨 고름으로 낮아지는 산도
모든 것, 모두를 물 가에서 벗는다
언제나처럼, 전설얘기 가득한
돋으라저 솟은 앞섶 바위에는
철모르는 나비 한 마리 날아들고
매화꽃잎 안쓰런 한숨인 듯
잦아진 산자락 끝머리는
들숨 한 가득 바다내음뿐
그렇구나......
사람은 물가에서
역사를 이루고
흐르는 물은, 그,
역사를 지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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