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수 십km를 걷고 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꾸준한 훈련으로 닦은 강인한 체력은 물론 고비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바탕이다. 50km를 달리는 데 뛰어난 선수도 다섯 시간은 족히 걸린다. 100km라면 12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트레일러닝(trail-running)은 치열하고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트레일러닝은 ‘자연의 길’을 뛰는 걸 말한다. 트레일(trail)은 산길이나 오솔길이란 뜻으로 비포장 길이 사람의 왕래가 많아서 걷거나 뛰기 편하게 다져진 길에서 열리는 이색 마라톤 경기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취감은 도전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도전은 대회 참가를 결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대회 코스는 달리기 적합한 지형으로 구성돼 있지만 주로 산길을 달리기 때문에 일반 평지와 달리 상승·하강 고도차가 크다. 따라서 체력이나 컨디션 조절은 필수 조건이다. 자신의 건강과 체력 상태를 충분하게 고려하고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올해도 성취의 기쁨과 또 다른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자연 속에서 트레일러닝의 즐거움을 느껴보자.
코스 내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Leave No Trace) 실천의 일환으로 쓰레기를 주우면서 달리는 ‘플로깅(Plogging) 모습.
영원아웃도어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노스페이스 100 코리아’도 매년 참가 인원이 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 ‘2019 노스페이스 100 코리아’를 개최했다.
이날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 ‘2019 노스페이스 100' 행사에는 홍보대사 겸 노스페이스 모델 배우인 소지섭과 최선근 강릉시의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성기학 영원아웃도어 회장, 장시택 강릉부시장 등이 함께 참석했다.
올해 대회는 ‘하늘부터 바다까지 한계를 즐기다’를 주제로 10km·50km·100km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약 1800명의 선수가 참여해 50km와 100km 부문 완주자에게 국제트레일러닝협회(International Trail Running Association)의 인증 포인트가 각각 2점과 5점씩 부여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적인 트레일러닝 선수가 참가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소속 김지섭 선수는 지난해 우승자 기록을 6분 이상 단축한 4시간23분6초의 기록으로 50km 남자부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50km 여자부 2위를 기록한 박수지 선수는 5시간31분32초의 기록으로 올해 50km 여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 100km 남자부에서는 심재덕 선수가 12시간21분48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100km 여자부에서는 조안나 크룩 선수(Joanna Kruk·호주)가 16시간1분5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한편 노스페이스는 이번 대회를 친환경 대회로 치르기 위해 각종 제작물을 재활용하는 한편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코스 내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Leave No Trace) 실천의 일환으로 쓰레기를 주우면서 달리는 ‘플로깅(Plogging)’을 희망자 대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디자인 송덕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