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채] 솔로몬의 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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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요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03 14:22 조회1,07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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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상(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시간을 비켜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벼랑의 도미노 온몸으로 떠밀 때
일순 열렸다 닫히는 문
시작도 끝도 없는 공간속에서
순서대로 제 앞에 놓인 것들만 보며
시간은 결코 출구를 보여주지 않는다.
시간은 자리를 떠나는 법이 없다.
새들이 푸른 하늘에 바람의 꽁지를 틀어놓고
빌딩 숲이 키 구름까지 자라도
잠시 부푼 욕망의 돛을 펼쳤을 뿐
시간의 항해는 좌표를 정하는 법이 없다.
시간은 도전의 기회를 위해
넉넉하게 벼랑을 세워놓을 뿐
섣부른 기대를 배반당한 때
비로소 생은 숨은 얼굴을 드러낸다.
둑길 끝까지 갔다가 자신이 그어놓은
한계 앞에서 시간표를 무의미로 가득 채우지만
시간은 결코 영원한 보석을 간직하지 않는다.
작은 것일수록 크게 보는 인간을
지켜주고 있는 신의 뜻을
먼 옛날 솔로몬이 먼저 헤아렸듯
시간은 신의 섭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시간 속에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제가 가진 큰 것이 작고 하찮게 보일 때
먹구름 속에서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
이내 사라지고 마는 신기루를 쫓아가는
눈먼 사람들의 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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