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감산 고민, 그 뒤엔 OPEC ‘배신의 역사’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부동산 경제 | 사우디 감산 고민, 그 뒤엔 OPEC ‘배신의 역사’

온라인중앙일보 기자 입력16-02-14 19:55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지난주 말 OPEC 감산설에
국제유가 하루 12% 급등
미·유럽 증시도 2~3% 반등
OPEC 합의·번복 많았지만
제재 수단 없어 통제 한계

 

기사 이미지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국제 유가가 지난주 말 껑충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1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2.3%(3.23달러) 솟구쳐 배럴당 29.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이후 하루 상승률로선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가가 뛰면서 주요국 증시도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313.66포인트(2.00%) 오른 1만5973.84에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주요 국가별로 2~3% 올랐다.

 유가를 깜짝 반등시킨 방아쇠는 원유 감산 가능성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인 수하일 무함마드 알 마즈루아이는 1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미국 원유 채굴장비 감소 소식도 유가 급등을 부채질했다.

원유 정보업체인 베이커 휴스는 “원유 채굴장비(rig)가 12일까지 두 주 동안 59개 줄었다”며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감소”라고 발표했다.

 원유시장의 ‘그린 슛(Green Shoot·새싹)’이 움트는 듯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엔 유가가 배럴당 60~6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근거는 원유 개발 투자의 급감이다. 지난해에 투자 철회된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00조원) 정도다. 산유국 감산 합의가 아니라도 시간이 흐르면 원유 공급이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국제 유가는 올 들어서만 22.8% 하락했다.

 그러나 경제나 시장 흐름에서 그린 슛 논쟁은 성급할 때가 많았다. 실제 글로벌 원유시장은 현재 개발된 유전에서 캔 원유만으로도 공급 과잉이다. 그 규모가 하루 150만 배럴 정도다. 개발계획 취소가 아니라 유전 폐쇄(감산)가 절실한 까닭이다. 역사적으로 감산합의서는 의미 없는 종이쪽지인 경우가 허다했다.

 미국 원유시장 분석회사인 WTRG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OPEC은 1960년 출범 이후 틈만 나면 감산에 합의했지만 이들이 합의를 지키기보다는 어길 때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OPEC 회원국은 하루에 3000만 배럴만 생산하기로 2012년 6월 합의했다. 실제 생산량은 3311만 배럴(올 1월 말 현재)이다. 생산 한도(쿼터)의 10% 이상을 과잉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98년 이후 18년 동안 데이터를 보면 OPEC 회원국이 한도를 지킨 경우는 두서너 차례로, 그것도 서너 달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왜 그럴까. WTRG는 OPEC 조직에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본다. OPEC엔 보안관이 없다. 회원국이 감산이나 증산 약속을 어겨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WTRG는 “OPEC이 출범 당시 미국 원유 카르텔 조직인 ‘텍사스철도위원회(TRC)’를 벤치마킹했지만 TRC가 보유한 철퇴(제재)는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때 사우디아라비아가 ‘빅브러더’ 역할을 한 적이 있다. 사우디는 2차 오일쇼크 직후인 80년대 중반 원유 가격이 급락하자 자국 손해를 감수하며 먼저 산유량을 줄였다.

하지만 다른 회원국은 생산 쿼터를 위반하며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 쟁탈전을 거세게 벌였다.

 사우디는 이런 배신감과 트라우마는 크다. 80년대 악몽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우디 석유장관 알리 알나이미가 2014년 11월 감산을 거부하며 석유전쟁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치킨게임을 통해 경쟁 산유국을 밀어내려는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 유지 전략’이 변한다는 신호도 없다.

 여기에 핵 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도 지난 14일 원유 수출을 시작했다. 에샤크 자항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이 현재 130만 배럴에서 수개월 내에 200만 배럴까지 늘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해스팅스 시포트글로벌증권의 거시 전략가는 “OPEC의 즉각적인 감산 공조 없이는 이번 유가 상승세는 계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텍사스철도위원회(TRC)= 1971년까지 미국 텍사스 지역 원유 생산량을 규제했던 공공기구. 애초 철도의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기구였지만 20세기 초에 유가 폭락을 계기로 원유 생산량을 정하고 할당하는 기구로 변신했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490건 673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밴쿠버 클락 수상, 트위터에 '아시아 순방 중 주거용 부동산 홍보 계획 없어'
논란 일자 직접 해명, 해당 업체는 "상업용 부동산 홍보하러 가는 것"   한국과 일본, 필리핀을 순방하는 크리스티 클락(Christy Clark) 수상이 자신의 트위터에 '순방 계획에 밴쿠버의 주거
05-31
밴쿠버 헬프스 빅토리아 시장, "페이스북 계정 폐쇄, 내 이름 때문"
    페이스북의 실명제 담당자로부터 '이름 부적절' 메시지 받아     최근 페이스북 계정이 한 차례 폐쇄되는 일을 겪은 리사 헬프스(Lisa Helps) 빅토리아 시장이 입을 열었다
05-31
밴쿠버 헬프스 빅토리아 시장, "페이스북 계정 폐쇄, 내 이름 때문"
    페이스북의 실명제 담당자로부터 '이름 부적절' 메시지 받아     최근 페이스북 계정이 한 차례 폐쇄되는 일을 겪은 리사 헬프스(Lisa Helps) 빅토리아 시장이 입을 열었다
05-31
밴쿠버 걸프 아일랜드, 벌써 가뭄 3단계 "물 부족 대비해야"
지난 여름과 비슷한 상황, "최악의 경우에는 주정부가 물사용 제한"   지난 해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BC 주가 올 여름에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남부 지역과 걸프 아일랜드(Gulf
05-31
밴쿠버 걸프 아일랜드, 벌써 가뭄 3단계 "물 부족 대비해야"
지난 여름과 비슷한 상황, "최악의 경우에는 주정부가 물사용 제한"   지난 해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BC 주가 올 여름에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남부 지역과 걸프 아일랜드(Gulf
05-31
밴쿠버 패스벤더 장관, "트랜스링크 운영방식 변화 없을 것"
메트로 시장들, "투명성 위해 선출 정치인이 운영해야"   지난 주, 메트로 밴쿠버 시장들과 BC 주정부가 '교통 증진 10년 계획' 예산안을 두고 같은 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해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05-31
밴쿠버 패스벤더 장관, "트랜스링크 운영방식 변화 없을 것"
메트로 시장들, "투명성 위해 선출 정치인이 운영해야"   지난 주, 메트로 밴쿠버 시장들과 BC 주정부가 '교통 증진 10년 계획' 예산안을 두고 같은 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해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05-31
부동산 경제 하루 60만명이 찾는 다이소, 한국 회사였소
다이소가 ‘1000원숍’이란 건 널리 알려졌지만 연매출 1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26일 서울 도곡동 다이소아성산업 본사에서 만난 박정부(72) 회장은 “매출 1조 기업이란 건 물론이고 아직까지 일본기업
05-30
이민 미국 이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2)
분야 전문가 인정되면 자력으로 이민 가능   밴쿠버의 믾은 교민들이 미국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시로 오가고 있다. 미국 영주권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본지에서는 미국 영주권 전문 한마음 이주법인 김미현 대표의 '미
05-30
밴쿠버 캠룹스, 뺑소니 운전자 911 신고자 차 훔쳐 도주
사고 차량 모습   지난 27일(금), 캠룹스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현장에서 차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데이비드 레처(David Retzer) 씨가 설명한 발생 경위는 황당하다. 
05-30
밴쿠버 캠룹스, 뺑소니 운전자 911 신고자 차 훔쳐 도주
사고 차량 모습   지난 27일(금), 캠룹스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현장에서 차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데이비드 레처(David Retzer) 씨가 설명한 발생 경위는 황당하다. 
05-30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 다량 수은 발견, BC 환경부 조사
  관계자, "온도계 1백 개 정도 있어야 나오는 양의 수은, 누가 흘렸는지는 불분명"   지난 29일(일),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가 잉글리쉬 베이의 비치 에비뉴
05-30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 다량 수은 발견, BC 환경부 조사
  관계자, "온도계 1백 개 정도 있어야 나오는 양의 수은, 누가 흘렸는지는 불분명"   지난 29일(일),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가 잉글리쉬 베이의 비치 에비뉴
05-30
밴쿠버 BC주, 2016년 산불진압 예산 - 이미 절반 지출
관계자, "많은 예산 투입된 피스 리버의 화재 45건, 10건은 방화 의심"    지난 해 여름, 크게 늘어난 산불로 인해 BC 주정부가 산불 진압에 배정된 기본 예산의 여섯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
05-30
밴쿠버 BC주, 2016년 산불진압 예산 - 이미 절반 지출
관계자, "많은 예산 투입된 피스 리버의 화재 45건, 10건은 방화 의심"    지난 해 여름, 크게 늘어난 산불로 인해 BC 주정부가 산불 진압에 배정된 기본 예산의 여섯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
05-30
교육 "자녀들 스마트폰 중독 치유할 수 있어요"
자녀 방학을 앞둔 엄마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학기 중에야 공부해라 숙제해라 잔소리하며 아이 손에서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떼어낼 수 있었지만 방학이 되면 집에 있는 아이들과 아예 '스마트폰 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관련 비영리단체 커
05-27
밴쿠버 노스 쇼어 실종 영국인, 2년 반만에 시신 발견
검시청 확인, 밴쿠버 경찰이 유가족에게 소식 전해     지난 2013년 겨울에 실종된 영국인 관광객이 무려 2년 5개월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당시 만 22세였던 톰 빌링스(Tom Billings, 사진)는 밴쿠버를 방문해
05-27
밴쿠버 노스 쇼어 실종 영국인, 2년 반만에 시신 발견
검시청 확인, 밴쿠버 경찰이 유가족에게 소식 전해     지난 2013년 겨울에 실종된 영국인 관광객이 무려 2년 5개월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당시 만 22세였던 톰 빌링스(Tom Billings, 사진)는 밴쿠버를 방문해
05-27
밴쿠버 피스 아치 국경 자동차 화재, 다행히 인명 피해 없어
CBC에 보도된 현장 사진   피해 차량의 화재 진압 후 모습   차 엔진에서 시작, 다른 차량 또는 시설로는 번지지 않아   지난 26일(목) 낮, 화이트락과 미 워싱턴 주의 블레인(Blaine
05-27
밴쿠버 피스 아치 국경 자동차 화재, 다행히 인명 피해 없어
CBC에 보도된 현장 사진   피해 차량의 화재 진압 후 모습   차 엔진에서 시작, 다른 차량 또는 시설로는 번지지 않아   지난 26일(목) 낮, 화이트락과 미 워싱턴 주의 블레인(Blaine
05-27
밴쿠버 12학년 주정부 시험, 5과목에서 2과목 간소화
버니어 장관, "영어와 수학만 정부 감독 시험, 수학은 10학년 내용으로"   제도권 교육 과정의 '현대화(Modernization of Curriculum)'를 진행 중인 BC 교육부가 "고등학교 졸
05-27
밴쿠버 12학년 주정부 시험, 5과목에서 2과목 간소화
버니어 장관, "영어와 수학만 정부 감독 시험, 수학은 10학년 내용으로"   제도권 교육 과정의 '현대화(Modernization of Curriculum)'를 진행 중인 BC 교육부가 "고등학교 졸
05-27
밴쿠버 메트로 시장 vs 주정부, 교통 예산 두고 갈등
연방 정부 50% 약속, 그러나 다음 총선 실패할 경우 불투명   지난 해 5월 실시된 주민투표(Transit Referendum) 실패 이후 표류하고 있는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교통 증진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났다. 지난 26일
05-27
밴쿠버 메트로 시장 vs 주정부, 교통 예산 두고 갈등
연방 정부 50% 약속, 그러나 다음 총선 실패할 경우 불투명   지난 해 5월 실시된 주민투표(Transit Referendum) 실패 이후 표류하고 있는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교통 증진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났다. 지난 26일
05-27
교육 자녀가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
[민 박사의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 길라잡이] -생활 속의 자녀교육    아이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해   지난 칼럼에서 다뤘듯이 단순히 라면을 먹는데서 오는 만족감을 위해 라면을 끓인다면 그 과정이 단순한 반복으
05-26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