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이택희의 맛따라기] 단맛 물씬 활어회 천국 … 숙취 아침에 간절한 졸복국·메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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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중앙시장 서쪽 출입구 골목 초입에 있는 은성식당의 자연산 4종 모둠회. 참돔·볼락·쥐치·우럭(붉은색부터 시계방향)이 올라왔다. 살아있던 생선을 눈앞에서 회로 쳐주는데 생선 살이 달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87d13e38-ec50-45f8-a37e-983da1eebe8e.jpg)
통영중앙시장 서쪽 출입구 골목 초입에 있는 은성식당의 자연산 4종 모둠회. 참돔·볼락·쥐치·우럭(붉은색부터 시계방향)이 올라왔다. 살아있던 생선을 눈앞에서 회로 쳐주는데 생선 살이 달았다.
![](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52e2829b-33ee-472a-b0d3-4935395c2e58.jpg)
![그래픽=고석현기자](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ee5ec49-a8e8-425c-bd0d-72677b602dd1.jpg)
그래픽=고석현기자
![통영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생선 볼락 구이. 노란 알이 먹음직스럽다. 2015년 12월 13일 아침 동호항 근처 ‘한산섬식당’에서 먹었다. 값도 꽤 비싸 한 마리에 4000~5000원은 한 것으로 기억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8612d8fe-5f25-4817-bb10-cd8cc50196d8.jpg)
통영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생선 볼락 구이. 노란 알이 먹음직스럽다. 2015년 12월 13일 아침 동호항 근처 ‘한산섬식당’에서 먹었다. 값도 꽤 비싸 한 마리에 4000~5000원은 한 것으로 기억한다.
![어선이 많이 드나드는 통영 동호항 근처 ‘한산섬식당’에서 먹은 볼락매운탕(1만2000원). 센 가시가 많은 게 흠이지만 국물은 시원하고 살은 담백하면서 고소하다. 아침인데도 소주 잔을 기울이는 테이블이 둘이나 보였다. 2015년 12월 13일 사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41be2170-e4e5-4c13-b409-6cae4c35d378.jpg)
어선이 많이 드나드는 통영 동호항 근처 ‘한산섬식당’에서 먹은 볼락매운탕(1만2000원). 센 가시가 많은 게 흠이지만 국물은 시원하고 살은 담백하면서 고소하다. 아침인데도 소주 잔을 기울이는 테이블이 둘이나 보였다. 2015년 12월 13일 사진이다.
![통영 여행 둘째 날 아침으로 먹은 분소식당의 졸복국 상차림. 콩나물·미나리와 손가락만한 졸복 7~8마리가 들어갔을 뿐인데 맑은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885a1c5c-5d6a-4388-8070-711584f0ffb5.jpg)
통영 여행 둘째 날 아침으로 먹은 분소식당의 졸복국 상차림. 콩나물·미나리와 손가락만한 졸복 7~8마리가 들어갔을 뿐인데 맑은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2008년 1월 분소식당의 메기탕. 졸복국과 함께 이 집이 자랑하는 음식이다. 시원한 국물은 서울에서도 숙취가 있는 아침마다 간절히 생각난다. 현재의 주인 부부에게 음식점을 넘긴 창업주의 딸과 사위가 할 때의 음식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04da6fba-842e-4338-a904-d5b1216fad34.jpg)
2008년 1월 분소식당의 메기탕. 졸복국과 함께 이 집이 자랑하는 음식이다. 시원한 국물은 서울에서도 숙취가 있는 아침마다 간절히 생각난다. 현재의 주인 부부에게 음식점을 넘긴 창업주의 딸과 사위가 할 때의 음식이다.
식당 이름 ‘분소’에 대해서는 세 가지 설이 있다. 분소(分笑), 웃음을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지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뜻은 좋으나 작위적 해석이라는 느낌이 든다. 둘째는 이웃에 있는 ‘호동식당’에서 일하다가 나와 식당을 차린 아주머니가 동네 유지 단골에게 작명을 청하니 “호동식당에서 떨어져 나왔으니 ‘분소’라 하라" 했다는 얘기다. 셋째는 식당 자리에 이전 수협 분소(分所)가 있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분소’라고 불러 그대로 옥호로 삼았다는 것이다.
![서호시장 안에서 본 분소식당. 문을 나서면 바로 번잡한 해물시장이 펼쳐진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489973f-5455-4f68-9bf4-8bcd13700ad0.jpg)
서호시장 안에서 본 분소식당. 문을 나서면 바로 번잡한 해물시장이 펼쳐진다.
![분소식당 문밖에서 본 서호시장. 언제 가도 시장이 푸짐해 구경하는 사람 마음도 풍요로워진다. 몇 년 전 시장을 전면 보수해 통행로도 깔끔하게 정비됐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0e5cf1b6-e136-4f27-90a6-12688d18ed1e.jpg)
분소식당 문밖에서 본 서호시장. 언제 가도 시장이 푸짐해 구경하는 사람 마음도 풍요로워진다. 몇 년 전 시장을 전면 보수해 통행로도 깔끔하게 정비됐다.
![9년 전 겨울 서호시장 모습이다. 노점 자리가 완전히 개방돼있고 지붕도 없었다. 새벽에는 노점 한쪽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짬짬이 추위를 녹였다. 그 불에 성치 못한 생선을 구워 아침 허기를 달래기도 했는데, 지나가다 술 한잔 사면서 자리에 끼여 구운 고기를 얻어 먹기도 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9e32608f-ea34-476c-8cbc-c9a47c6fb444.jpg)
9년 전 겨울 서호시장 모습이다. 노점 자리가 완전히 개방돼있고 지붕도 없었다. 새벽에는 노점 한쪽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짬짬이 추위를 녹였다. 그 불에 성치 못한 생선을 구워 아침 허기를 달래기도 했는데, 지나가다 술 한잔 사면서 자리에 끼여 구운 고기를 얻어 먹기도 했다.
이 집 졸복국에는 한 입 크기의 졸복 7~8마리에 머리 딴 콩나물과 미나리가 들어간다. 국물이 맑은데 시원하기가 그만이다. 도다리쑥국이나 물메기탕도 살과 국물이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다. 싱싱한 생선만이 낼 수 있는 시원함이다. 국물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서울에서도 숙취가 심한 날에는 한 뚝배기가 간절한 맛이다.
![분소식당의 졸복매운탕은 2인 이상만 주문이 가능하다. 값도 1인 1만4000원으로 복국보다 2000원 비싸다. 서울 입맛에는 매운탕에 더 마음이 끌렸다. 2008년 1월 사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d2f827ae-c7f6-45b3-ae46-e18ebf778d45.jpg)
분소식당의 졸복매운탕은 2인 이상만 주문이 가능하다. 값도 1인 1만4000원으로 복국보다 2000원 비싸다. 서울 입맛에는 매운탕에 더 마음이 끌렸다. 2008년 1월 사진이다.
![얼음에 덮여 들어온 졸복이 겨울이어서 얼어붙자 서호시장 상인이 물에서 녹이고 있다. 2008년 1월 사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a2331ec9-d8d0-4bdc-8cda-79ae953ff05a.jpg)
얼음에 덮여 들어온 졸복이 겨울이어서 얼어붙자 서호시장 상인이 물에서 녹이고 있다. 2008년 1월 사진이다.
- 나 ”이렇게 작은 복들을 잡아버리니까 큰 복이 귀한 거 아닌가요?”
▷사위 “이거 다 자란 거예요. 이 복은 원래 요만해요.”
- 나 ”…….”
분소식당과 어깨를 겨루는 통영의 (졸)복국 집으로 1970년 문을 연 중앙시장의 ▷동광식당(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343-1/전화 055-644-1112)과 서호시장 ▷호동식당(경남 통영시 새터길 47/전화 055-645-3138) ▷만성복집(경남 통영시 새터길 12-13/전화 055-645-2140)이 있다. 저마다 개성이 있지만 외지인이 가려낼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시원함이 다른 분별심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해장음식이 주력이니 아침 일찍(오전 6~7시) 문을 여는 것도 비슷하다.
![분소식당 옆자리 젊은 커플이 시킨 도다리쑥국. 3월쯤에 먹기 좋은 음식이다. 철이 이미 지났다. 5월이면 쑥이 너무 자라 국으로 먹기에는 향이 독하고 잎도 질기다. 도다리 살은 부드러워 보인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f1be0ce3-9c38-4aa1-a0a1-6a6637568955.jpg)
분소식당 옆자리 젊은 커플이 시킨 도다리쑥국. 3월쯤에 먹기 좋은 음식이다. 철이 이미 지났다. 5월이면 쑥이 너무 자라 국으로 먹기에는 향이 독하고 잎도 질기다. 도다리 살은 부드러워 보인다.
![분소식당의 멍게비빔밥. 통영은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집산지다. 웬만한 음식점에는 대개 멍게비빔밥이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0e587323-b299-49f0-b65f-1fcb7e9bf68a.jpg)
분소식당의 멍게비빔밥. 통영은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집산지다. 웬만한 음식점에는 대개 멍게비빔밥이 있다.
![통영에는 독특한 전주나 진주 비빔밥과 다른 비빔밥이 있다. 바다와 뭍의 나물 8가지와 익힌 두부·조갯살이 들어간다. 음식이름도 통영비빔밥이고 그걸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상호도 통영비빔밥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49130171-acd5-43c4-9cdf-2daa88bd0902.jpg)
통영에는 독특한 전주나 진주 비빔밥과 다른 비빔밥이 있다. 바다와 뭍의 나물 8가지와 익힌 두부·조갯살이 들어간다. 음식이름도 통영비빔밥이고 그걸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상호도 통영비빔밥이다.
![연화도를 거쳐 욕지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건너다본 통영시내. 오른쪽 작은 봉우리가 남망산이고, 이 바다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학익진을 펼쳐 왜군을 궤멸시킨 한산섬대첩의 현장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cc65d18c-86e8-42a2-b667-9f4dd9dfde79.jpg)
연화도를 거쳐 욕지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건너다본 통영시내. 오른쪽 작은 봉우리가 남망산이고, 이 바다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학익진을 펼쳐 왜군을 궤멸시킨 한산섬대첩의 현장이다.
통영 국제음악당을 지나면서 시내 중심부와 남망산공원이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점점 멀어졌다. 뱃전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니 문득 통영이 배출한 시인 유치환(1908~1967)의 시 ‘깃발’(1936년 1월 발표)이 떠올랐다. 9행으로 짧지만 문학적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단단한 시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아는 그는
고등학생 때 이 시를 줄줄 외우면서도 솔직히 무슨 말인지는 알지 못했다. 이후에도 틈틈이 그의 시편을 즐겼지만 문자적 이해는 해도 감성적 공감은 없었다. 마흔 갓 넘어 통영 남망산공원을 산책하면서 바쁘게 출항하는 아침 배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침을 얻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라는 대목이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출항하는 배마다 뱃머리에 걸어둔 깃발이 파닥이는 걸 보니 실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시를 쓴 1930년대 시대 현실(식민지)과 역사적 과제(국권 회복) 사이에서 뭔가 하긴 해야 할 텐데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없는 시인이 펄럭이지만 날아갈 수는 없는 깃발의 이미지를 취해 내면을 고백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뒷부분은 저절로 뜻이 드러났다. 교과서는 이 시의 주제를 ‘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좌절’ 또는 ‘생명에 대한 연민과 강한 애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시인협회 대표간사 유치환 명의로 1958년 12월 30일 김춘수 시인에게 수여한 그 해 ‘시협상’ 상장. 두 사람은 모두 통영이 배출한 시인이다. 이때 유치환은 50세, 김춘수는 38세였다. 상장은 통영시 봉평동 김춘수 유품전시관이 소장하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1bedec7b-56dd-4dc2-8003-192c46763262.jpg)
한국시인협회 대표간사 유치환 명의로 1958년 12월 30일 김춘수 시인에게 수여한 그 해 ‘시협상’ 상장. 두 사람은 모두 통영이 배출한 시인이다. 이때 유치환은 50세, 김춘수는 38세였다. 상장은 통영시 봉평동 김춘수 유품전시관이 소장하고 있다.
![통영시 도천동 윤이상기념공원에 있는 윤이상 동상. 이 공원의 공식 명칭은 ‘도천테마공원’이다. 윤이상 이름 석 자는 아직도 분단의 올가미에 갇혀 자유롭지 못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196c43b-fd41-4cd8-9e63-6adc7bd188cf.jpg)
통영시 도천동 윤이상기념공원에 있는 윤이상 동상. 이 공원의 공식 명칭은 ‘도천테마공원’이다. 윤이상 이름 석 자는 아직도 분단의 올가미에 갇혀 자유롭지 못하다.
통영 시가지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배는 오른쪽에 하얀 스티로폼 부표가 바둑판 모양으로 떠있는 바다를 지난다. 생식기능이 없어 여름에도 먹을 수 있는 3배체 굴을 키우는 태화물산의 양식장이다(지난주 기사 참조). 이어서 통영항을 떠난 지 1시간쯤 되자 눈앞에 연화도가 보인다. 바다에서 보면 연꽃이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섬 이름이 연화도다. 오전 10시 40분 배가 선착장에 닿았다.
![씨 없는 수박처럼 생식기능이 없어 여름에도 먹을 수 있는 3배체 굴이 자라고 있는 태화물산의 양식장. 가운데 수면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작은 바위를 동네 사람들은 복바위 또는 아들바위라고 부른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de287d55-3d45-4b63-9c83-7c99d525d13b.jpg)
씨 없는 수박처럼 생식기능이 없어 여름에도 먹을 수 있는 3배체 굴이 자라고 있는 태화물산의 양식장. 가운데 수면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작은 바위를 동네 사람들은 복바위 또는 아들바위라고 부른다.
![연화도 돼지목 협곡에서 섬의 서쪽을 바라보면 해안 대부분이 깎아지른 절벽이다. 바다 건너로 소초도·초도·욕지도(앞에서부터)가 차례로 겹쳐 보인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5069a1b-8355-43f3-a323-4fcae8a29d1d.jpg)
연화도 돼지목 협곡에서 섬의 서쪽을 바라보면 해안 대부분이 깎아지른 절벽이다. 바다 건너로 소초도·초도·욕지도(앞에서부터)가 차례로 겹쳐 보인다.
![연화도 돼지목 협곡 건너 바위 봉우리에서 보이는 출렁다리와 동두마을의 고등어 가두리 양식장. 멀리 보이는 섬은 비진도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6c3c30cd-8308-4e6f-9d76-d86ea83eecd9.jpg)
연화도 돼지목 협곡 건너 바위 봉우리에서 보이는 출렁다리와 동두마을의 고등어 가두리 양식장. 멀리 보이는 섬은 비진도다.
![연화도의 남단에 해당하는 용머리(네바위) 암봉들. 좀 떨어진 보덕암 쪽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통영 8경 중 하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423e9ce9-98ec-47fe-a4c1-d1c422104d6f.jpg)
연화도의 남단에 해당하는 용머리(네바위) 암봉들. 좀 떨어진 보덕암 쪽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통영 8경 중 하나다.
![연화도 동남쪽 끝인 동두마을 입구의 ‘돼지목’ 협곡에 놓인 출렁다리는 길이 44m로 2011년 12월 15일 개통했다. 가운데를 지날 때는 제법 출렁거려 아찔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5f225306-cd63-48df-b3a9-e715b3f13b38.jpg)
연화도 동남쪽 끝인 동두마을 입구의 ‘돼지목’ 협곡에 놓인 출렁다리는 길이 44m로 2011년 12월 15일 개통했다. 가운데를 지날 때는 제법 출렁거려 아찔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연화도 횟집’의 노천 주방. 싱싱한 활어가 수족관에 가득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5b7f478-a970-4b8a-9491-374b3e1bd973.jpg)
‘연화도 횟집’의 노천 주방. 싱싱한 활어가 수족관에 가득하다.
![선착장 공터에 있는 ‘연화도 자연산 횟집’에서 모둠회를 만들려고 수족관에서 꺼내놓은 살아있는 농어와 고등어. 성질 급한 고등어가 뛰쳐나갈 기세로 파닥이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f128cc49-1154-462b-8408-8546dc3d0c7e.jpg)
선착장 공터에 있는 ‘연화도 자연산 횟집’에서 모둠회를 만들려고 수족관에서 꺼내놓은 살아있는 농어와 고등어. 성질 급한 고등어가 뛰쳐나갈 기세로 파닥이고 있다.
![‘연화도 횟집’의 농어·고등어 모둠회 접시. 5분 전까지도 수족관을 유영하던 활어였다. 회를 아주 투박하게 썰었지만 현지 재료들과 어울리니 그 나름의 독특한 풍미가 있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ebf1391c-fec5-4452-b556-2a8824a72d17.jpg)
‘연화도 횟집’의 농어·고등어 모둠회 접시. 5분 전까지도 수족관을 유영하던 활어였다. 회를 아주 투박하게 썰었지만 현지 재료들과 어울리니 그 나름의 독특한 풍미가 있었다.
![‘연화도 회집’의 농어·고등어 모둠회 한 상. 고등어 양식을 많이 하는 섬이어서 그런지 고등어회 양념(오른편 가운데)을 따로 해줬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d4ba88a0-162d-45d9-aa45-486d973d313d.jpg)
‘연화도 회집’의 농어·고등어 모둠회 한 상. 고등어 양식을 많이 하는 섬이어서 그런지 고등어회 양념(오른편 가운데)을 따로 해줬다.
![고등어회는 살이 땡땡한데 햇빛과 바닷바람 가득 받고 자란 노지 상추와 생미역에 얹어 된장쌈을 해 먹으니 저마다의 맛도 살아 있고 어우러지는 맛도 있어 색다른 미각을 선사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6b3dd04e-47b2-45a8-bfd2-47641368c3c6.jpg)
고등어회는 살이 땡땡한데 햇빛과 바닷바람 가득 받고 자란 노지 상추와 생미역에 얹어 된장쌈을 해 먹으니 저마다의 맛도 살아 있고 어우러지는 맛도 있어 색다른 미각을 선사했다.
![통영시 봉평동 통영고등학교 아래 있는 두 번째 ‘오미사꿀빵’. 창업주의 아들이 운영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77e2dd27-439d-4c56-96dc-bcb2b068c921.jpg)
통영시 봉평동 통영고등학교 아래 있는 두 번째 ‘오미사꿀빵’. 창업주의 아들이 운영한다.
오미사 꿀빵의 원조는 구도심인 항남동(경남 통영시 충렬로 14-18/전화 055-645-3230)에 있다. 창업주 정원석(1935~2015)씨가 작고한 뒤 큰딸 숙남씨가 물려받아 명맥을 잇고 있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지금도 하루 500개만 만든다고 한다. 아들 홍엽(52)씨는 2011년 미륵도 도남로 쪽에 새 건물을 마련하고 규모를 키워 제2 ‘오미사’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 1월 19일 낮 12시 무렵의 오미사꿀빵 입구에는 빵이 다 팔렸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하루 500개씩만 만들어 다 팔리면 일찍 문을 닫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9ce9517c-ad81-48cc-bd15-e2cd508f5524.jpg)
2008년 1월 19일 낮 12시 무렵의 오미사꿀빵 입구에는 빵이 다 팔렸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하루 500개씩만 만들어 다 팔리면 일찍 문을 닫았다.
![오미사꿀빵 창업주가 운영하던 점포의 9년 전 모습. 지금도 외관은 그대로다. 창업주는 작고하고 큰딸이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유언에 따라 지금도 하루 500개만 만들어 판다고 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c5033910-867a-4076-b7c8-9232caf809da.jpg)
오미사꿀빵 창업주가 운영하던 점포의 9년 전 모습. 지금도 외관은 그대로다. 창업주는 작고하고 큰딸이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유언에 따라 지금도 하루 500개만 만들어 판다고 한다.
꿀빵은 통영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았다. 장사가 잘 되자 옆에 있던 양장 수선을 겸한 세탁소 한 귀퉁이에 탁자 하나를 놓고 자리를 잡았다. 간판도 없었다. 이름이 없으니 여학생들은 꿀빵 먹으러 가자고 할 때 세탁소 이름을 대며 ‘오미사 가자’고 했다 한다. 나중에 세탁소는 없어지고 전체가 꿀빵 집이 되면서 이름도 이어 받았다. 꿀빵이 잘 팔려 서호시장 쪽에 집을 사서 ‘오미사 분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우짜’와 튀김우동을 함께 팔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8년부터는 부부가 적십자병원 옆에서 꿀빵만 만들어 팔았다.
2008년 1월 오미사 창업주가 꿀빵을 만드는 자리 옆에 앉아 30분쯤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꿀빵 빚는 걸 보니 하나에 들어가는 팥소가 아주 많았다. 내가 물었다. “팥소는 직접 만드시나요?” 대답이 무척 솔직했다. “아녜요. 저거 다 중국산이에요. 예전에는 만들어서 썼지만 이제는 힘들어서 못해요. 기운 없어서 빵도 하루 500개밖에 못 만드는 걸요.” 미륵도 쪽에 아들이 가게를 내기 전까지 이 집 꿀빵은 늘 오전 10시 조금 지나면 동났다. 나는 아침 무렵이라 두 상자를 포장해 나오는데 안주인이 꿀빵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줬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출출할 때 하나씩 꺼내서 따끈한 보리차와 먹으면 맛있다고.
통영 대표 음식이 충무김밥인데, 택시기사는 원래 부르던 이름은 ‘꼬지김밥’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다. 충무김밥으로 굳어진 데는 사연이 있다. 무력으로 집권한 전두환 정부는 1981년 5월 28일~6월 1일 언론사들을 동원해 여의도광장에서 ‘국풍81’이라는 대규모 관제 전통문화 축제를 열었다. 일종의 문화정책이다. 지금 여의도공원 자리는 당시 100만명 인파가 모일 수 있는 아스팔트 광장이었다.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은 8도 특산음식 장터였다. 행사 기획자는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무1비서관이던 허문도(1940~2016)씨였다. 그는 경남 고성 출신이지만 통영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생 때 가끔 먹던 꼬지김밥이 생각나 그 집 아주머니를 행사에 나오도록 했다. '뚱보할매김밥집'의 어두리(1995년 작고) 할머니였다. 행사에 참여하는 음식은 모두 지역 이름을 걸고 자리를 폈다. 동래파전, 금정산성막걸리, 충무김밥… 통영은 1955년 통영군 통영읍이 충무시로 승격되면서 충무시와 통영군으로 나뉘었다. 1995년 다시 통합해 통영시가 되면서 옛 이름을 되찾았다. 1981년에는 충무시였으므로 ‘충무김밥’ 이름을 붙였다.
![통영 ‘꼬지김밥’을 가지고 1981년 5월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전두환 정부의 관제 전통문화 축제 ‘국풍81’에 ‘충무김밥’ 이름으로 참여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은 어두리 할머니의 ‘뚱보할매김밥집’ 간판. 2008년 1월 사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6fa266ed-6988-4264-b228-daad7536e8d1.jpg)
통영 ‘꼬지김밥’을 가지고1981년 5월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전두환 정부의 관제 전통문화 축제 ‘국풍81’에 ‘충무김밥’ 이름으로 참여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은 어두리 할머니의 ‘뚱보할매김밥집’ 간판. 2008년 1월 사진이다.
통영에 가면 꿀빵도 그렇지만 충무김밥도 ‘원조’를 내세우는 집이 많다. 그러나 그 일로 분란은 없다. 비슷한 시기에 너도 나도 시작을 했고, 누가 등록을 해놓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어두리 할머니는 1947년부터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부산~여수를 오가는 여객선이 들어오면 승객들에게 김밥을 팔았다고 전한다. 돈벌이할 일이 귀하던 시절이니 그런 상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후손들이 지금은 어엿한 가게를 내고 성업하고 있고, 그런 집마다 원조라고 내세우는 것이다. 뚱보할매김밥집은 며느리가 대물림해 지금도 여전히 손님이 많다.
‘꼬지김밥’을 강조하는 택시기사의 말은 음식의 유래와 특징을 잘 드러내는 이름이 좋지 않으냐는 항변으로 들렸다. 충무김밥은 본래 진한 양념에 무친 꼴뚜기(또는 갑오징어·주꾸미)와 잘 익은 무김치를 대꼬챙이에 끼워 간 하지 않은 밥·김과 함께 팔았다. 무침과 무김치 맛의 비밀은 잘 삭은 봄 멸치 젓국이라고 한다.
![은성식당의 자연산 4종 모둠회 한 상. 싱싱하고 맛있는 회에 집중하라는 듯 차림이 간결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fa4c0b48-3c71-4a06-b156-9e31ca467959.jpg)
은성식당의 자연산 4종 모둠회 한 상. 싱싱하고 맛있는 회에 집중하라는 듯 차림이 간결하다.
![은성식당의 멸치회무침. 주문을 하자 주인은 “얼마짜리 해 드릴까요”하고 물었다. 메뉴판에 써있는 대로 “2만원 아닙니까”하고 되묻자 “멸치 사와야 하니까 더 드시려면 많이 가져오게요”라며 시장 골목으로 달려갔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7179a5cb-aa38-4414-8f69-4c776243309f.jpg)
은성식당의 멸치회무침. 주문을 하자 주인은 “얼마짜리 해 드릴까요”하고 물었다. 메뉴판에 써있는 대로 “2만원 아닙니까”하고 되묻자 “멸치 사와야 하니까 더 드시려면 많이 가져오게요”라며 시장 골목으로 달려갔다.
![통영 사람들이 즐기는 자연산 생선들로 회·탕·구이를 맛깔스럽게 해내는 은성식당. 중앙시장 서쪽 출입구 초입에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c1e25c31-18cc-4a45-9c35-3bae849a651b.jpg)
통영 사람들이 즐기는 자연산 생선들로 회·탕·구이를 맛깔스럽게 해내는 은성식당. 중앙시장 서쪽 출입구 초입에 있다.
![통영 중앙동우체국 앞에 있는 유치환 흉상과 시비. 우체국은 문을 닫고 이전하려 했으나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이 오간 한국문학사의 현장이므로 그 이야기와 함께 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그대로 두기로 했다. 2009년 1월 사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0ada4b12-2930-424e-a20d-487adac83553.jpg)
통영 중앙동우체국 앞에 있는 유치환 흉상과 시비. 우체국은 문을 닫고 이전하려 했으나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이 오간 한국문학사의 현장이므로 그 이야기와 함께 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그대로 두기로 했다.2009년 1월 사진이다.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라고 시작해서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로 끝나는 시다.
나에게는 통영도 그렇다. 먹고 놀고 보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사랑하고 틈날 때마다 갈 수 있으니 통영은 행복이다.
![](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19/3dac3f82-0334-439c-a450-1c00a5c96fd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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