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체크인 줄 선 김정남 뒤로, 젊은 여성 2명이 붙었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한국 | 셀프체크인 줄 선 김정남 뒤로, 젊은 여성 2명이 붙었다

JohnPark 기자 입력17-02-15 15:55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김정남 독살
 

지난 1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KLIA2) 3층 출국장. 저비용항공편 운항이 많은 제2공항엔 이날도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13일 공항 암살, 사건의 재구성
“누군가 얼굴에 액체 뿌렸다”
김, 안내데스크에 도움 요청
응급차 타고 병원 후송 중 사망
3층 출국장서 테러한 용의자
5분거리 1층 승강장서 택시 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은 오전 10시50분 마카오로 출발하는 에어아시아 AK8320편 탑승을 위해 발권수속을 하려고 줄을 서 있었다. 일련번호로 T 카운터 구역의 키오스크(탑승권 발매용 무인단말기) 앞이었다. 이때 관광객 복장을 한 젊은 여성 2명이 김정남 곁으로 다가왔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1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여기서부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벌어졌다.

 

# 줄 서 있는 김정남에게 접근한 두 여성

 

김정남이 13일 오전 9시쯤 줄을 서 있자 두 명의 여성이 따라붙었다.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김정남이 13일 오전 9시쯤 줄을 서 있자 두 명의 여성이 따라붙었다.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두 여성이 접근했는데, 이 중 한 여성이 (김정남의) 신체를 접촉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정남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약 30m 떨어진 공항 안내데스크에 즉시 도움을 요청했다. 국정원은 김정남이 이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 발표에 따르면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잡아당긴 뒤 모종의 액체를 얼굴에 뿌렸다’고 말한 뒤 급히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범행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비틀거리며 안내데스크에 도움을 요청한 김정남은 곧바로 공항 내 진료소로 옮겨졌다. 이곳에서도 두통을 호소하던 김정남은 공항 응급차를 통해 30여 분 거리에 있는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그는 끝내 차 안에서 숨졌다.

 

독극물 공격을 당한 뒤 30m 떨어진 데스크로 가 도움 요청.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독극물 공격을 당한 뒤 30m 떨어진 데스크로 가 도움 요청.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두 여성이 김정남을 공격한 수단이 독극물을 뿌리는 스프레이였는지, 아니면 독침까지 동시에 썼는지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독극물 테러로 강력히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死因)은 부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여성 용의자들, 테러 후 택시 타고 도주

 

용의자가 폐쇄회로TV 에 찍힌 장소.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용의자가 폐쇄회로TV 에 찍힌 장소. [쿠알라룸푸르=김준영 기자]

김정남을 독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은 곧바로 출국장에서 빠져나와 공항터미널 건물을 지난 뒤 1층 택시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출국장에서 택시 승강장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다.

이곳에서 두 여성은 택시를 잡아 타고 도주했다. 하지만 한 명은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현지 경찰이 공개한 이 지점의 CCTV 영상에 기록된 시간은 이날 오전 9시26분이었다. 용의자인 한 여성은 단발머리에 긴소매의 흰색 상의와 파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이철우 국회정보위원장은 “이 장면(용의자 도주)은 (국정원이) 공항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고,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국정원이) 김정남의 (시신) 사진을 봤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테러 용의자 여성 2명의 돌연한 공격(오전 9시, 약 1분 소요) 및 도주→김정남의 발작 및 구조 요청→용의자의 택시 승차(9시26분 직후)까지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다.

# “정찰총국·보위성 , 동시 움직였을 것”

김정남 피살을 위해 북한이 더 많은 암살조를 동원해 최소 2팀 이상 움직였을 것이란 분석이 사망 직후부터 나왔다. 북한 정찰총국 출신 탈북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번엔 (테러조직인) 북한 정찰총국뿐 아니라 (정보조직인) 국가보위성까지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암살조 2명과 별도로 동선 파악조도 최소 2명 이상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보도와 일치하는 대목이었다.


암살조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암살 대상인 김정남의 신상을 몰랐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암살조라 하더라도 김정남이라는 것을 알면 북한 체제에서 김씨 왕조를 찬양하며 살아온 이들은 가슴이 떨려 살해를 실행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김정남이라고 알리지 않고 인상착의만 알려주고 피살 지시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정찰총국이 하는 암살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번 범행이 김정은의 돌발적 성격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남 암살 배경과 관련, 이병호 국정원장은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행위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이철우 정보위원장도 “북한 내부에 충격을 계속 주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 인민들은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고 엘리트들만 아는데, 엘리트들이 충격을 받을 거라고 (김정은은)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성훈·박유미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사진=김준영 기자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86건 3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한국 정남 시신 부검 완료
김정남(46)의 시신 부검이 7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완료한 말레이시아 당국은 부검결과 발표와 함께 시신 인도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경찰은 낮 12시 45분부터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9시)까지 쿠알라룸푸르
02-15
한국 셀프체크인 줄 선 정남 뒤로, 젊은 여성 2명이 붙었다
김정남 독살   지난 1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KLIA2) 3층 출국장. 저비용항공편 운항이 많은 제2공항엔 이날도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13일 공항 암살,
02-15
한국 2009년 평양 우암각 습격사건 … 정남 “어린 놈이 날 죽이려”
김정남 독살 2010년 6월 4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씨가 마카오 알티라 호텔 10층 식당 앞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 신인섭 기자]   북한 평양의 중심가인 중구역엔 특별한 건물이 한 채 있다. &l
02-15
한국 기춘·조윤선 영장…특검 “, 혐의 공개되면 파장 클 것”
김기춘(左), 조윤선(右)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8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
01-18
한국 '정유라 이대 특혜' 경숙 전 학장 구속
[중앙포토]   18일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게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62)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
01-17
한국 종덕 전 장관 "차은택, VIP 언급되니까 뺀 것"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장관 재임 당시 포스코 계열의 광고사 '포레카'에 대한 강탈 시도 혐의로 기소된 광고감독 차은택 씨가 지난해 문화창조융합본부장직에서 황급히 물러난 상황을 설명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01-13
한국 안철수, 새해 단배식도 불참…성식 패배 여파?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전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安, 공식일정엔 불참한 채 SNS에는 "끝내
01-01
이민 탈북자 혜숙 초청 강연회 열려
탈북자 김혜숙 씨가 지난 13일 한인회관에서 북한의 18호 관리소에서 겪었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사진-표영태 기자>   민주평통 밴쿠버협의회 주최 참혹한 정치범 수용소 실상,  밴쿠버 동포들에게
12-14
이민 탈북자 혜숙, 안보강연 통해 정치범 수용서 실상 폭로
노인회 송년회에서 평통 김두열 간사(좌측)가 오늘 13일, 한인회관에서 안보강연을 할 탈북자 김혜숙 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표영태 기자>   한인회관에서 오늘 11시부터 열려   2011년 캐나다 의회에서 북
12-12
밴쿠버 버섯치 시식회 호평
      사진=한아름마트에서 버섯김치를 개발한 세인식품의 김재은 대표 시식회를 진행하며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했다.   순 국산 재료에 전통 김치 비법으로 탄생   건강식품으로 알
11-21
밴쿠버 소영 발행인 "한인사회 위해 더 노력하겠다."
    본사 발행인 김소영 대표가 외교부장관상 수상을 계기로 한인사회를 위해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소영 대표는 지난 14일 주밴쿠버 총영사관에서 김건 총영사로부터 유공 재외동포에게 수여하
11-17
한국 총리 1순위 오르는 종인 "대통령 탄핵, 내각제 개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정치체제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선 안 된다. 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각제는 혼자 국
11-14
한국 朴대통령 "총리에 실질적 권한 보장"…병준 철회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국회가 추천하는 신임 국무총리에 대한 권한 이양 문제와 관련해 "신임 총리가 내각을 통
11-08
한국 '최순실 사태' 막후 수습, 기춘인가 제3의 인물인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참석을 마치고 나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취재진의 질문세례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 (최순실 사태, 청와대 수습 지휘
11-02
한국 청와대의 병준 총리 내정, 불발 상황 염두에 뒀나
김병준 총리 내정자 국회 문턱 넘기 힘들 가능성 높아 다음 총리 내정자 내정까지 대통령 임기보장과 권한 유지 가능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비선실세'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신임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
11-02
한국 야3당 "개각철회 요구…병준 등 인사청문회 거부"
"여소야대서 야당 동의 없으면 인사청문회 불가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11-02
한국 朴대통령, 개각 단행…국무총리 병준-경제부총리 임종룡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전 신임 국무총리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신임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11-02
한국 종민 "이병기 실장, 3인방에 사표 쓰고 나왔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문고리 권력 3인방 에게 사직서를 전달하고 청와대를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 예결특위에서 "전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전화
10-26
한국 "종 차관, 최순실에게 인사 청탁"…"만난적도 없다" 해명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TV조선은 25일 밤 김 차관이 최씨 측에 보낸 인사 청탁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그가 최씨를 몰래 수시로 만났고 자
10-25
밴쿠버 RCMP, 살인 용의자 윤영구 씨와 실종 상태 경희 씨 동행 가능성 제기
경찰, "동행이 맞다면 가장 우려되는 것은 김 씨 안전"   지난 주, 버나비 한인 타운 상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교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이번 주에는 써리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실종 사
10-12
한국 사드 성주골프장 배치···"이제 난리났다" 천시 반발
30일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할 대체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을 확정해 발표하자 인접한 김천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 경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도지사에게 공식 발표에 앞
09-30
한국 새누리, 영우 국감장 못가게 막고 설득 중
  김영우 "국감 참여" 의사에 새누리 "불가" 국방위원장실에서 2시간 가까이 대치 새누리당이 27일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당 방침을 깨고 국감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2시간 가까이 김
09-27
한국 재수 장관 출석한 가운데 농식품부 국감 개시…野 "자진 사퇴해야"
與 의원들 전원 불참한 가운데 野 의원들 이준원 차관 상대로 질의 김영춘 위원장 "김 장관 증인 선서는 인정…인사말은 생략"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2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김재수
09-26
한국 朴대통령의 '재수 해임불가' 강공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레임덕 우려한 '밀리면 끝' 인식 작용 가능성 선례 남기면 박승춘 보훈처장 등
09-25
한국 검찰, '우병우 의혹' 진경준·정주·이상철 줄소환 예고
우병우 수석 처가 부동산 고가 매입 의혹 등 참고인 조사 우병우 아들 꽃보직 논란 관련 의경 등 20명 소환조사도 이석수 감찰관 의혹은 일부 참고인 소환 불응으로 '난항'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
09-21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