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캐나다가 배출한 전설적 방송기자 몰리 세이퍼(84)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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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CBC 출신으로 미국 CBS의 간판 프로그램 “60분”을 47년간 지켜온 미 방송계의 전설이며, 베트남 전쟁에서 저항도 하지 않는농민들의 초가집을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미군의 모습을 보도해 미국민의 베트남전쟁에 대한 의식을 180도 반전시켰던 대기자 몰리 세이퍼(84:위 사진)가 1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공교롭게도 CBS는 일요일인 15일 그를 기리는 “60분”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19일에는 세이퍼의 사망사실을 발표하게 되었다. 남은 가족으로는 부인 제인 피어러와 딸 사라가 있다.
세이퍼는 61년동안의 오랜 경력을 통해 다양한 활동과 심층 보도로 백악관에서 국방부까지 모든 권력기관을 뒤흔들어 놓았던 가장 영향력있는 기자 였다. 1965년 베트남 특파원 당시의 현장 보도 외에도 1983년 억울하게 종신형을 받은 텍사스의 건축가 레넬 게터를 석방시킨 탐사보도, 적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의학계의 설을 널리 퍼뜨려 폭발적 반응을 얻었던 일, 오리엔트 특급열차, 사회부조리와 추상미술, 전쟁의 공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특종기사와 시사 대담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NBC뉴스 스페셜의 톰 브로코 기자는 세이퍼가 지난 13일 은퇴를 선언한지 이틀 뒤에 그를 찾아가 세이퍼와 동년배였던 언론인인 워싱턴 포스트의 벤 브레들리, “60분”의 기획 연출자 진행자였던 돈 휴이트 등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이 때 세이퍼는 “위대한 기자들은 이제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고 이메일을 통해 알렸다. 브로코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아직 우리와 함께 있으니까요”라고 말하고 병상의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고 했다.
1965년 베트남 종군기자였던 34세의 몰리 세이퍼가 지친 발을 물에 담그고 앉아있는 사진(CBS제공). 19일 타계한 그는 베트남에서 미군의 잔혹행위를 보도, 미국민의 베트남 전쟁에 대한 인식을 뒤바꿔 놓았다.
세이퍼는 시사 토크쇼 “60분”을 46년 동안 진행하면서 1970년 미공군사령관에서부터 마지막인 올 3월 덴마크의 세계적인 건축가 바르크 잉겔스( Bjarke Ingels)에 이르기까지 919명의 스토리를 세상에 전했다. 시작 당시 생긴지 2년된 무명의 프로그램을 마이크 월리스와 함께 이끌면서 방송계의 새 전설을 만들었다.
1931년 토론토에서 태어난 세이퍼는 캐나다와 영국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로이터통신 영국 주재원을 지내다가 1955년 캐나다방송(CBC)의 런던 특파원으로 채용되면서 방송기자를 시작했다. 9년간 일한 뒤 미국 CBS 런던 특파원이 되었고 1965년에는 베트남의 사이공지국장을 맡았다. 이때 “월터 크롱카이트와 함께 하는 CBS저녁 뉴스”에서 베트남의 미군 만행을 생생하게 보도,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린든 B. 존슨대통령이 CBS사장을 질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수십년간 “60분”의 간판 스타였던 세이퍼는 2006년에는 진행자 역할을 절반으로 줄이는데 동의하고 한발 물러섰다. 그렇지만 2006년 88세로 은퇴한 뒤 2012년 사망한 월리스, 2004년 81세로 물러나 2009년 사망한 돈 휴이트, 2011년 92세로 33년간의 고정 논평가 역을 끝낸 뒤 한달 만에 타계한 앤디 루니와 함께 미국 방송계의 최장수 언론인으로 기록되었다.
세이퍼는 조지 포스터 피바다상 수상 세 차례, 에미상 12회, 조지 포크 기념상 2회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60분” 프로그램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가장 오랜 전설적 주인공들은 이제 사라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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