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 | 중증 성인보다 전염력 강하다···'침묵의 전파자' 무증상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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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베른 지역의 한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여름방학을 보낸 뒤 지난 3일 등교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가 성인보다 전파력이 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메사추세츠종합병원은 이 병원과 메사추세츠어린이종합병원 연구진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0세부터 22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논문은 '소아과학저널'(Journal of Pediatrics)에 실렸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아동·청소년 192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이들 중 실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는 49명(약 25%)이었다. 처음에는 음성이었다가 나중에 양성으로 확진된 인원은 18명(약 9%)이다.
연구진이 초기에 양성 반응을 보인 49명을 조사한 결과, 감염 진행 2일 이내 기간에 이들이 배출한 코로나19 바이러스량은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이 일주일 동안 배출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많았다. 연구를 진행한 라엘 용커 박사는 "모든 연령대 어린이에서 감염 첫 이틀 동안 발견된 바이러스 배출 수준에 놀랐다"며 "이렇게까지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증상 어린이, 학교 통해 각 가정 전파 가능성"
코로나바이러스의 컴퓨터그래픽 이미지. [사진 Naitional Foundation for Infectious Diseases]
문제는 아이들이 무증상 또는 감기와 구분되지 않는 경미한 증상을 앓고 지나가는 경우다.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49명 중 발열 반응을 보인 어린이는 절반 수준인 25명에 그쳤다. 나머지 24명에서는 발열 증상이 없었다.
이는 어린이 감염자 중 절반은 학교나 기관이 설치한 열 감지기에서 걸러지지 않아 학교가 전파의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어린이 감염자는 성인 감염자와 비교해 약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고 치명률도 낮다"면서 "어린이 감염자를 포함한 무증상자들이 각 가정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조사 결과 감염 어린이의 51%는 저소득 지역에 거주했으며, 고소득 지역에 거주한 경우는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감염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어린이와 노인이 함께 사는 대가족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면역체계가 작동해 몇 주 후 저혈압이나 쇼크를 동반한 심장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파사노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면역반응 과정에서 여러 기관 중 심장이 주로 타격을 입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가을 학기 미국 학교들의 개학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며 어린이 감염력 연구 결과를 주의 깊게 볼 것을 주문했다.
바이러스 배출량과 감염력의 관계는?
지난 8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가자지구에 학교에 등교해 수업을 듣고 있다.[EPA=연합뉴스]
앞서 비슷한 연구 결과가 지난달 30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소아과학에 실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증상이 약하거나 보통인 5세 이하 감염자의 상기도(코·인두·목구멍·후두)에서는 성인 감염자보다 적어도 10배에서 100배 많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두 연구는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을수록 감염력이 크다는 전제를 두고 발표한 결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배출량과 전파력 사이에 비례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러스량이 많다고 해서 감염을 더 잘 시킨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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