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전쟁 시즌3···사우디 31세 왕자에게 달렸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부동산 경제 | 석유전쟁 시즌3···사우디 31세 왕자에게 달렸다

온라인중앙일보 기자 입력16-04-18 09:58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산유량 동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원유생산 18개국 회의가 결렬됐다. 안건은 산유량 동결이었다. 올 10월까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자는 안건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뛰어넘는 원유 생산자 카르텔이 구성되지 못한 셈이다.

결렬 파장은 컸다. 18일 온라인 거래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 넘게 추락해 배럴당 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진사태와 겹쳐 3% 이상 떨어졌고 중국과 홍콩 주가는 1% 남짓 하락했다. 코스피도 0.28%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이날 하락세로 출발했다. 말레이시아 링깃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통화 가치도 미국 달러와 견줘 약세를 면치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국제유가가 올 2월 중순 이후 동결 기대감에 30% 이상 올랐지만 기대감이 깨지며 유가의 단기 상승 국면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동결 불발은 사우디-이란 탓이었다. 사우디는 중동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이란의 참여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무하마드 빈 살만 왕자(국방장관 겸 경제정책 총괄)는 회의 직전“이란 등 주요 산유국이 모두 참여하지 않는 동결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란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란 대표는 도하에 도착하지 않았다.

회의는 겉돌았다. 대표들은 5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다. 사우디가 이란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장인 카타르 에너지 장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는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하며 회의 중단을 결정했다.

산유량 동결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OPEC 관계자의 말을 빌려 “6월 OPEC 정례회의에서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비OPEC 국가와의 협의는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제 재건을 위해 돈이 필요한 이란은 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방 경제제재가 풀린 올 1월 이후 석 달 새에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80만 배럴에서 지난달 말 320만 배럴까지 늘렸다. 톰슨로이터는 “서방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증산”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올 초에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경제제재 이전의 생산 수준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제재 전 이란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400만 배럴 선이었다. 앞으로 80만 배럴 정도를 더 뽑아낸다는 얘기다.

가만히 있을 사우디가 아니다. 사우디는 이미 보복증산을 내비쳤다. 살만 왕자는 회의 직전 “(이란이 참여한 동결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사우디의 지난달 말 하루 생산량은 1019만 배럴 정도다. 생산 가능한 원유량은 하루 130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된다. 마음만 먹으면 보복증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톰슨로이터는 “사우디-이란이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석유전쟁의 또 다른 국면이다. 석유전쟁은 2014년 11월 시작됐다. 사우디가 공격적으로 산유량을 늘리며 미국 셰일원유 업체와 다른 산유국을 압박한 게 시즌 1이었다.

올 1월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함으로써 촉발된 사우디-이란 국교 단절로 석유전쟁 시즌 2가 시작됐다. 이번에 원유 생산 동결합의가 불발되면서 사우디-이란의 치킨게임은 시즌 3의 문을 연 셈이다.

시즌 3의 강도는 사우디 살만 왕자의 의중에 달려 있다. 그는 국방과 경제정책 권한을 거머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사우디 내부에서도 살만 왕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우려의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살만 왕자의 올해 나이는 31세다. 국제원유 시장의 앞날이 30대 초반 젊은이의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그가 분노를 좇아 하루 100만 배럴 증산버튼을 누르면 국제유가는 또 자유낙하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무하마드 빈 살만 왕자=1985년 현 사우디 국왕과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킹사우드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현재 왕위 계승 서열 2위다. 그의 현재 직책은 국방장관, 경제개발위원회 의장, 왕실위원회 의장 등이다.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578건 698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캐나다 트뤼도 加총리, 유엔 '팔'난민구제금 기부 재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6일 (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난민 구제기금 기부를 재개하기로 밝힌 뒤 반기문 사무총장과 악수룰 나누고 있다.   캐나다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돕기 위한 유엔난민구제사업국(U
03-22
캐나다 경기 교육감, 교육 교류 캐나다 온타리오주 방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경기혁신교육 정책과 캐나다 주 교육개혁 정책 교류를 위해 5박7일 일정으로 20일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떠났다.  이 교육감은 리츠 샌달스(Liz Sandals) 온타리오주 교육부장관을 면담하고, 교육부-
03-22
이민 영 비즈니스 리더 포럼, 제주도에서 열린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이 주관하는 「영 비즈니스 리더 포럼 (Young Business Leaders Forum)」이 오는 9월 26일(월)부터 29일(목)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15차 세계한상
03-21
이민 한국총선에 여-야 재외동포 사령탑 ‘낙마’
  공천 정쟁 속 정책공백 우려  다가오는 모국 총선에서 여야 원내 재외동포 정책을 책임지던 ‘사령탑’들이 공천에서 탈락돼 재외 한인들을 대변해줄 인사에 대한 공백 우려가 일고 있다.   
03-21
이민 선관위의 장호준 목사 여권반납 조치에 재외동포 반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0일 미국에 거주하는 장준하선생 3남 장호준목사(코네티컷 유콘스토어스 한인교회)에 대해 선거법위반으로 여권반납 조치를 결정한 것과 관련, 진보인사들을 포함한 재외동포들이 20일 국민에 대한 기본권리의 침해이자 적법성과
03-21
밴쿠버 소도시 벨카라, '모든 주요 절차 영어로만' 정책 추진
랄프 드루(Ralph Drew) 벨카라 시장   아담한 크기가 지자체 규모를 대변하는 벨카라 시청(Municipal Hall) 건물     드루 시장, "적은 예산으로 번역 서비스 제공 어려워
03-21
밴쿠버 부동산 정책 '갑론을박'. 다가온 총선 때문?
콜 하버의 고층 아파트들을 배경으로 '섀도 플리핑 제재'를 발표하는 클락 수상   천정부지 집 값, 과연 잡을 수 있을까        &nbs
03-21
밴쿠버 메이플 릿지, 노숙인 보호 시설 반대 대규모 시위
  "주민 의견 듣지 않고 추진, 약물 중독도 문제"   지난 19일(토), 메이플 릿지에서 주민 백 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BC 주정부가 추진 중인 노숙인 보호
03-21
밴쿠버 메이플 릿지, 노숙인 보호 시설 반대 대규모 시위
  "주민 의견 듣지 않고 추진, 약물 중독도 문제"   지난 19일(토), 메이플 릿지에서 주민 백 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BC 주정부가 추진 중인 노숙인 보호
03-21
밴쿠버 20일(일), 밴쿠버와 써리에서 살인사건 발생
  써리 사건 현장(위)와 밴쿠버 사건 현장(아래)   길가 논쟁이 사망으로 이어져   지난 20일(일), 밴쿠버와 써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 사건은 아침
03-21
밴쿠버 20일(일), 밴쿠버와 써리에서 살인사건 발생
  써리 사건 현장(위)와 밴쿠버 사건 현장(아래)   길가 논쟁이 사망으로 이어져   지난 20일(일), 밴쿠버와 써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 사건은 아침
03-21
교육 '빵점 맞아도···' 서울대 영어 반영 축소에 학교들 비상
현재 고2가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성적은 1~9등급 절대평가로 매겨진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만 받으면 인원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두 1등급이다. 서울대는 영어 영역의 최고 등급(1등급)과 최저 등급(9등급) 간 점수 차이를 4점
03-21
캐나다 캐나다, 자생테러에 ‘큰 구멍’ -토론토모병사무실서 칼부림 무슬림 남성, 군인표적
  지난 14일 토론토에서 캐나다 군인들을 표적한 무슬림계 남성의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자생 테러 공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아침 토론토 영-세퍼드 인근 캐나다 군 모병사무실에 괴한이 침입해 당시 근무
03-19
캐나다 트뤼도 "캐나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재도전"
  캐나다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재진출 추진을 공식화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뒤 기자회견에서 2021~2022년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
03-19
캐나다 트랜스캐나다, 15.2조원에 컬럼비아 파이프라인 인수
트랜스 캐나다의 대표이사가 컬럼비아 파이프라인 이수를 발표하고 있다.     트랜스캐나다가 컬럼비아 파이프라인을 130억달러(약 15조2100억원)에 인수한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거리에 본사를
03-19
캐나다 캐나다 방문 한국인 크게 늘어 -연방통계청
  캐나다화의 가치하락에 힘입어 캐나다를 찾는 한국인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연방통계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캐나다를 찾는 한국인 방문객은 1만2천658명으로 지난해 동기의 1만 1천115명에서 13.9%나 증가했으며
03-19
밴쿠버 UBC 이사, 탈세 혐의 사임
이사진 두둔 고등교육부 장관, "CRA와 비슷한 일 겪은 사람들 많아"   지난 해, 존 몬탈바노(John Montalbano) 이사장이 ‘교사의 학문적 자유 침해’ 논란으로 물러나는 홍역을 겪었던 U
03-18
밴쿠버 UBC 이사, 탈세 혐의 사임
이사진 두둔 고등교육부 장관, "CRA와 비슷한 일 겪은 사람들 많아"   지난 해, 존 몬탈바노(John Montalbano) 이사장이 ‘교사의 학문적 자유 침해’ 논란으로 물러나는 홍역을 겪었던 U
03-18
밴쿠버 교사연합과 주정부 갈등, 이번에는 아동가족부로 불똥 튀어
짐 아이커 교사연합 회장(좌), 스테파니 카듀 아동가족부 장관(우)   교사연합, "주정부 보호 아동, 사망에 책임져야"   지난 14일(월)에 새 회장을 선출한 BC 공립교사연합(BC
03-18
밴쿠버 교사연합과 주정부 갈등, 이번에는 아동가족부로 불똥 튀어
짐 아이커 교사연합 회장(좌), 스테파니 카듀 아동가족부 장관(우)   교사연합, "주정부 보호 아동, 사망에 책임져야"   지난 14일(월)에 새 회장을 선출한 BC 공립교사연합(BC
03-18
밴쿠버 성 패트릭의 날, 밴쿠버 녹색 물결로 뒤덮어
      지난 17일(목)은 아일랜드의 수호성인 기념일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이었다.   앞서 13일(일)에 밴쿠버 다
03-18
밴쿠버 성 패트릭의 날, 밴쿠버 녹색 물결로 뒤덮어
      지난 17일(목)은 아일랜드의 수호성인 기념일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이었다.   앞서 13일(일)에 밴쿠버 다
03-18
이민 새누리 비례대표에 미주 출신 8명 신청
남문기·김영호·진안순·주준희 등 당선권은 20번 내, 22일 발표 예정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자에 미주 한인 출신도 8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03-17
이민 이용수할머니·혼다의원 "일본의 거짓말은 또다른 범죄"
이용수 할머니와 마이크 혼다 의원이 또다시 한 자리에 모여 일본 정부를 강력 질타했다. 두사람은 14일 산타클라라 대학 벤슨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본의 책임회피는 또다른 범죄이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없이 세계 성폭력의 문제는 줄일 수 없다"고
03-17
밴쿠버 포트 무디 주유소 펌프 경고 스티커 프로젝트, 찬반 갈등 속 진행
뉴 호라이즌(New Horizon) 단체가 만든 스티커. 포트 무디는 새로운 맞춤형 스티커를 제작할 예정이다     클레이 시장, "지자체 권한 벗어난 규정 때문에 주유 업계와 법정 공방 가능성 높아" &
03-17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