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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동아리 5개·논문 3개' 쌍둥이 자매 서울대 합격 비결

온라인중앙일보 기자 입력15-12-2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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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5개·논문 3개, 시험 없는 달에 집중 준비했어요.”
 
JOE_8493-1_ 한영외고 3학년 김현수(왼쪽), 김현지 쌍둥이 자매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2016학년 서울대 수시 모집에 나란히 합격했다. 한영외고 3학년 김현수·김현지(19)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교과목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서울대 학생부 종합전형에 자매가 모두 합격 통지서를 받아든 건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었다.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한 언니인 현수 학생은 동아리 활동에 열정적이었다. 1학년 때부터 진로 관련 동아리를 시작해 고교 3년간 무려 5개 동아리를 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멘토링하는 동아리, 영어 토론 동아리와 함께 자신이 부족한 분야의 동아리 2개에 더 가입했다. 2학년 때 친구들이랑 수학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고 3학년 때는 면접에 대비한 시사 토론 동아리를 했다.
정외과의 경우 학생회장 출신의 구술이 강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수 학생은 “시사 동아리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 사드 등 사회 이슈를 많이 다뤄 배경지식을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JOE_8424__ 왼쪽부터 현수·현지 학생의 신문스크랩북, 현수 학생의 개인 논문, 독서노트, 동아리 팀논문집이다.

다문화 아동 봉사 동아리는 교사가 꿈인 동생의 제안으로 들어갔다. 영어교육과에 입학하게 된 현지 학생은 한 달에 두 번 다문화 어린이들의 공부를 돕고 상담을 해 줬다. 한영외고는 학교에서 하는 공식 동아리가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만드는 자율 동아리를 많이 지원해 주는 편이다. 4~7명을 모아 선생님께 계획을 제출하면 심사를 받는다. 통과하면 학교에서 발표할 기회를 주거나 논문 발간 비용과 첨삭 지도 등을 해준다. 두 학생은 이런 프로그램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은행원, 영화계 종사자, 우주비행사 등 다양한 연사들을 초청한 인문학 포럼이 열려 진로를 탐색할 수 있었으며, 졸업생 ‘레벨 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습법에 대한 조언도 얻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대외 활동 기재가 금지되면서 교내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무조건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수 학생은 영어 경시대회 대상, 스페인어 금상을 탔으며 현지 학생은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수상하고 한국사와 스페인어 인증을 받았다. 현지 학생은 “문과 학생들이 소홀히 하는 분야에도 도전했다”면서 “다양한 교과목에서 성취를 보이고 싶어 경시대회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지 학생은 “방학 때를 이용하거나 중간·기말 고사가 없는 달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JOE_8402_ 언니 김현수

현수 학생도 시간 안배를 잘해 재학 기간 3편의 논문을 완성했다. 1학년 때 정치외교 동아리에서 ‘국제기구의 실효성 분석’을 주제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두 흐름에 입각해 썼다. 2학년 때는 9·11 테러 이후 미 외교 정책 변화에 대해 국회도서관 등에서 논문과 도서를 빌려 읽으며 보다 심도 있게 썼다. 대학 공개강의 서비스인 ‘KOCW’에도 가입해 자료를 찾았다. 여름방학 논문 첨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공공외교에 관한 개인 논문도 냈다.

논문을 준비하다 보니 관련 서적을 자연스레 찾아 읽게 됐다. 동북아 외교에 관심이 많았던 현수 학생은 헨리 키신저의 『중국 이야기』와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등을 읽으며 서울대가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의 4번 자율문항(독서)을 채워 나갔다. 독서는 까다로운 서울대의 심층 면접을 보는 데 밑바탕이 됐다.

실제로 올 수시 전형에서 면접관은 “한중일 관계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현수 학생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절대 우위가 없듯이 세 나라는 공존해야 한다’는 책의 내용을 인용해 “한국이 삼국의 대화 통로를 열고 국제사회 여론을 전달해 균형을 잡아 줘야 한다”고 답했다.

15분간 치러지는 서울대 면접에서는 첫 제시문 질문보다 추가 질문이 더 어려웠다. 현지 학생에게 면접관은 “요즘 어린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을 강요하는데 대학에 와서 진로를 정해도 되지 않느냐”며 현지 학생의 제시문 첫 답변을 흔드는 질문을 던졌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현지 학생은 ‘이래서 벼락치기 할 수 없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진로는 어른이 돼서 바꿀 수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생각하는 게 자기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답해 논지를 지켰다. 
 

JOE_8377_ 동생 김현지


자매에게 면접은 외고에 입학할 당시 이미 치른 일이라 ‘면접의 기본 매너는 두괄식’이라고 익히 알 정도이지만 압박감은 여전했다.

“넌 지금 너무 기계 같이 말하고 있어. 표정을 풀어.”

집에선 자매가 서로 냉혹하게 태도까지 지적해 주고 학교에선 점심시간을 활용해 기출 문제를 놓고 친구들과 모의 면접을 했다. 김병활 한영외고 진학지도부장은 “두 학생은 자발적으로 면접 준비를 하고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다”면서 “학교는 활동 계획서를 보고 가이드를 해 줬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를 키운 어머니는 “작년까지도 간호사 일을 나가 사실 많이 도와주지 못했다”면서 “저녁에 가방을 열어 보고 빠진 준비물만 살짝 넣어 주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몇 분 먼저 태어난 언니 현수의 합격 소식이 몇 분 먼저 들려 왔는데 동생 현지가 자신의 합격 여부를 알기 전인데도 언니의 합격 소식에 비명을 지르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자매의 남다른 우애가 또 하나의 합격 비결인지 모르겠다.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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