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한인 산모와 신생아 비통한 죽음...한인 사회 나서서 함께 고통을 나눌 때
관련링크
본문
건강했던 30대 한인 산모가 아이를 출산한 후 일주일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신생아도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15일 BC여성병원(BC Women's hospital, 이하 BCW)에서 산모가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출산 후 2일 후인 17일에 퇴원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위해 일부 절개 한 수술 부위에 심한 통증이 왔다. 계속 산모가 통증이 심해져 19일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어지럽고, 구토까지 해 의원으로 검진을 받으러 갔다.
그런데 의사가 바로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 출산을 했던 BCW로 향했고, 가는 길에 산모가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 도착한 후 CPR도 하고, 코에 튜브를 넣어 심장으로 연결하는 시술도 받았다. 그러나 BCW 측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밴쿠버종합병원(Vancouver general hospital, 이하 VGH)으로 이송했다.
VGH로 이송되었을 당시 이미 산모의 상태는 더 악화되었고, 응급실 의사들이 자궁 적출 수술 결정에 따라 바로 수술에 들어갔지만 환자 상태가 너무 나뻐져, 수술 중간에 개복한 채 봉합하지도 못하고 수술을 마쳐야만 했다. 유족은 의사들로부터 다음날 다시 상황 보고 수술을 이어가겠다는 말과 함께, 19일에서 20일 넘어가는 밤이 고비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산모는 이 후 3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러는 사이에 신생아도 아프기 시작했다. 유족들은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잘 울고 잘 먹고 배변도 원활하고 아무일없는듯 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도 점점 힘이 없어지고 배꼽이 떨어지고 난 이후에 배 주위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결국 아기도 21일 가족에 의해 BC어린이병원(BC Children hospital, 이하 BCH)으로 갔다. 아기도 병원에 도착하자 바로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수많은 의사들에 의해 몸에 수많은 주사바늘이 꼽히고 산소 호흡기등 여러의료 장비들이 주렁주렁 달릴 정도의 응급조치를 받았다.
결국 산모와 신생아 모두 일주일도 안돼 사경을 헤매다, 아기는 22일 새벽 BCH에서, 산모는 오후 1시에 VGH에서 각각 하늘나라로 떠났다.
현재 유족들은 이 사건을 의료 사고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은 양쪽 병원에서 모두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으로 산모와 아이가 사망하였다고 하면서도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알 수가 없다는 대답이라고 한다.
유족측은 VGH의 담당의사가 의사 생활 2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며, clostridium sordellii이라는 병원균 때문일 지 모른다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 유족측은 BWH에서 출산과정에 탯줄을 통한 박테리아의 감염 가능성과 태반을 꺼내는 과정에서의 감염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그래서 가족 회의를 통해 아기와 산모의 부검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BWH에서도 이번 케이스를 사고로 규정하고, 자체 진상조사팀을 꾸려 조사후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유족에게 전했다고 한다.
밴쿠버의 종합병원들에서 슈퍼 박테리아 등에 의한 감염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 등이 있어 왔다. 정황 상으로도 산모와 신생아가 동시에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에 지병보다는 출산 과정 중 감염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술 부위나 배꼽 부위에서 이상이 시작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술 장비에 의한 슈퍼 박테리아 감염으로 볼 수 있다.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을 한인사회에 알리는 이유로 "두 번 다시는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 소송을 통해서라도 해서 병원의 잘못이 있다면 밝혀내고, 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며, 망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유를 밝혀 한을 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의료사고로 이와 관련한 전문 변호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의료소송을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가족들 고민중이라는 입장이다. 고인들에 대한 장례식은 7월 4일로 예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펀드미 사이트 (https://gofund.me/85debde8)를 기부를 받고 있다.
유족은 이번 사건에 대해 주류 언론에도 억울함을 알리기를 원하고 있어, 영어로 주류 언론사에 제보글을 작성해 줄 한인들의 도움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많은 한인들의 조언이나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해당 기사가 나간 이후 의료 사고를 경험해 소송을 했던 한 한인이 변호사 선임에 관한 방법을 알려주려 연락해 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본 기자가 BCW에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를 남겼지만 아직 아무런 회신이 없는 상태이다.
표영태 기자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