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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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9-08 08:33 조회9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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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건데 뭐 하러 죽을 똥 살 똥 기를 쓰고 올라 갔다 내려오니
그래도 올라 갔다 온 거랑 아예 안 올라 간 것은 엄연히 다르지
산행이 사람 사는 세상하고 많이 닮았어
시작은 큰 뜻을 품고 하지만 쪼매 올라 가다 보면 힘들거덩
게다가 내려올 땐 탄력을 받아 쉽게 빨리 내려오지만 무릎도 아프고 잘부러지데
평소 운동 하던 사람이야 날다람쥐처럼 휘리릭 앞서가지만
평소 운동을 못한 사람은 숨은 차지 다리는 아프지 갈 길은 멀지
회사 처음 들어 가 낯설지 일도 손에 안 익지 이거 잘못됐다 저건 이리해야한다
이말 저말 듣다 보면 숨이 턱턱 막혀
떠나고 싶어 지지
떠나봐야 거기서 거긴 데도 떠나면 뭔가 다를 거 같거든
힘들 때 옆에 누가 있어만 줘도 힘이 되는데
혼자 미아처럼 떨어지면 정말 길 잃은 미아가 되기도 해
산에서도 늘 말 많은 사람은 말 많고
자랑하는 사람은 자랑하느라 정신없지
그래도 꽃이 반기고
단풍이 반기고
호수가 반기니 그곳이 신세계
신선들이 사는 곳
잠시 신선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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