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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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7-11 09:03 조회1,70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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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영
옛날 어머니가 건너가시던 처음 정착한 포트 무디의 한 길
횡단보도 를 지나가다 ,
물끄러미 어머니의 모습 , 구부리시며 낯선 곳을
하염없이 걸으시다 순간 , 이 길이 맞나 하고 혼란
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가슴에 접혀 그만 눈물 하나 떨어진다.
그 때 난 어머니가 어디로 가셨는 지 몰랐다 아니 그냥
집에 계시는 줄 알았다. 낯선 곳에서 혼자 도대체 어디를
가실 수 있을 까 생각 했다. 그 길 이 그 길 일 텐데.
그러나 어머니는 집에서 길게 벗어난 길을 걷고
계셨다 .
마침 남편이 횡단 보도 에서 길을 건너시며
혼란스러워하시던 모습을 보지 못하셨다면 ... 어떻게
되셨을까. 딸래미 보러 캐나다까지 오신 어머니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 곳에서 어떻게 되셨을까. 지금 생각
해도 아연 하다 . 그보다 집앞을 산책하시다가
멀리까지 가시어 그만 길을 잘 못 드셨던 어머니의 왕성한
호기심이 더욱 신묘한 나의 호기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
어머니는 낯선 곳이었지만 한번 가보고 싶었던 것
아니었을까 . 자유롭게...
그 옛날 내가 여기 저기 쑤시며 걷다가 길을 잃어
아무 차에 옮겨 탄 것이 꼭 어머니를 달았던 것이었다
집에 얌전히 계시지 않고..
그러나 ,
우리 어머니
하고 싶으신 것이 많은 것이다
자식 들만 아니면 홀로 여기 저기 가고 싶은 것이다
산새 따라 들 따라 바람 따라 ..
눈에 들어 가도 안 아프게 생긴 자식이 아니 였으면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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