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머리 자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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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담 한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5-06 12:19 조회1,2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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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한부연
삭둑, 하늘 쪽에서
첫 마디 비명 들리자
얹은 비녀 삼십 년 세월이
풀풀 바닥으로 흩어진다
세월의 맥을 토막 낸 시간은
하늘에서 흙의 거리가
바람이 되는 순간이다
무에 다를까
너의 맥 줄과 나의 명줄이
온기를 사이에 둔 눈과 비의 간격
그런 관계
거울 속의 여자는 지금
온기를 쥔 이의 울림에 맞춰
후회에 뒤엉킬까 눈 감은 채
녹슨 옹고집을 떨어내고 있다
들끓는 망념에 고인 분비물
삶 속의 흉한 덧 칠을 지우고 있다
홀가분, 그럼에도
나목의 그림자는 그리워서
모가지에 서늘한 별빛 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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