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 이민자 어린이 언어보다 문화 차이가 적응의 큰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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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민자 아이 우체부 역할극에서 조롱받아
어린 자녀와 함께 이민 온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아이의 현지 생활 적응이다.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하는데,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 시간 외에 놀이 시간도 많기 때문에 '악의 없는' 따돌림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이민 국가인 캐나다의 아동 전문가들에게도 큰 숙제다. 실제로 다른 문화에서 자란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막 이민온 아이들 뿐 아니라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도 가정 환경의 영향으로 캐나다의 보편적인 문화와는 다른 행동을 하거나 정서를 노출시킨다.
한 아동발달 전문가는 이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며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바로 '2001년과 2016년 사이에 여러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가정이 38% 증가했으며, 주로 이민자 거주율이 높은 지역에서 높은 증가율이 집계되었다'는 조사다. 이 중에는 써리와 밴쿠버가 광역 토론토의 북부 지역과 함께 지목되었다.
캐나다에서 '놀이'는 배움의 과정임과 동시에 '사회성의 발달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이들이 함께 노는 과정에서 배우고 발달한다고 여겨지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이민계 과정 출신의 자녀들이 서로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언어적 습관을 표출하면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 예시 중 하나로 한국인 남자아이의 이야기가 거론되기도 한다. 바로 학교 수업 시간 중 '역할 놀이'를 하던 와중에 우체부 역할을 맡게 된 이 아이가 한국에서 보아 온 우체부의 모습을 따라했는데, 아이가 우편물 수취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이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이 웃음을 터트렸다는 이야기다. 이 일 이 후 아이가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아동발달 전문가들은 "언어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 장벽이라면, 사회적 심리 또는 사회적 인지의 차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놀이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차이의 긍정적인 예로 '행복심리학'의 예시로 사용되기도 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소수부족 아이들에게 나무 아래 숨겨둔 과일을 찾는 달리기 시합을 시켰는데, 당연히 서로 경쟁할 것이라고 생각한 예상과 달리 아이들이 함께 과일 바구니를 찾아 모두 나누어 먹었다는 이야기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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