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말 동무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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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5-07 09:49 조회1,7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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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떠나고서 -
이승돈 (시조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바람이 낯설어진 것도 아니고
바다가 싫어진 것은 더욱 아닌데
바다와 바람이 몸 섞어 뒹군 자취
파도 되어 끼얹는 멀미 때문일까
바닷물 만큼 간이 밴 눈물의
저수지서 갓 잡아온 소금쟁이
날개 마르자 포르르 돌확 떠나듯
육지서 그렸다 접은 이민 나래
하늘 구름 수평 밖으로 부챗살 폈다
길은 떠날수록 네게서 멀어졌지만
그리움은 아직 내게 시작인 걸
섬을 벗어났어도 영락없는 헛 게거품
다리 하나 반절쯤 선불 삯을 치르고
한나절 시차 건너 한 필(匹) 나를 묶었지
사랑만큼 큰 그물은 따로 없다 했으나
혀 내둘릴 잡영어는 포획 못 하겠고
작별 않고 떠나왔던 섬망아지 궁금할 때면
늘 오도카니 혼자이던 조랑말처럼
속말 덮기 십상인 우리 곁 막내야
형과 엄마 둘이 사는 제주발 꿈 속에선
사진 찍던 어린신부 신발 잃고 운 유채밭
텃새 한 쌍 눌러 사는지 둘러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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