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 홍석현 회장 "송무백열…중국의 부상, 미국이 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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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ㆍJTBC 회장이 25일(현지시간) 태평양세기연구소(PCIㆍPacific Century Institute)로부터 ‘PCI 빌딩 브릿지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시상식은 이날 저녁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터컨티넨털 LA 센추리시티 호텔에서 열렸다.
PCI는 미국과 아시아ㆍ태평양 연안국 간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을 위해 1990년 설립된 비영리 재단으로, 2000년부터 아태 지역 국가의 가교(架橋) 역할을 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한 개인과 단체에게 상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윌리엄 페리ㆍ해럴드 브라운 전 미국 국방장관,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로버트 스칼라피노 전 UC버클리 교수,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 등이 상을 받았다. 올해 단체상은 학생ㆍ교사ㆍ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ㆍ미 상호 유학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풀브라이트재단 한국위원단이 받았다.
PCI는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빛나는 경력을 쌓으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한 홍 회장에게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그레그 PCI 이사장(전 주한 미대사)은 “홍 회장은 ‘글로벌 아시아’ 2015년 여름호 기고문 ‘타성에서 벗어나기(Breaking out of the Rut)’에서 대화와 관여(engagement)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 6월 한반도의 미래를 고민하는 32명의 지식인들과 1400㎞ 북ㆍ중 국경을 답사하며 ‘평화 오디세이’ 활동을 한 데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수상 연설에서 상호 존중과 공존ㆍ공영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동아시아에 구축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산불용이호(一山不容二虎: 산 하나에 두 마리 호랑이가 같이 있을 수 없다는 뜻)’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을 패권 경쟁 대상으로 인식하는 역사ㆍ문화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세계 최강대국에서 반(半)식민지로 전락했던 치욕을 잊지 않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려는 술책으로 오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질서에 대한 정당한 관심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미국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홍 회장은 조언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정치ㆍ경제적 힘을 외부에 투사(投射)하기보다 미국과 협력해 미래지향적 질서를 수립하는 긴 안목의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홍 회장은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이란 또 다른 중국 속담을 인용, “중국이 무성해지는 것을 미국이 기뻐하며 환영할 때 중국도 그에 화답하여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세진 미주중앙일보 기자, 서울=이동현 기자
홍 회장이 상을 받은 후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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